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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AI 교과서'…3818억 들여 디지털 교사 키운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지난해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를 찾은 관람객들이 AI 디지털교과서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뉴스1

교육부가 내년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앞두고 교사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교육 교실에 ‘디지털 대전환’을 꾀하는 만큼 현장에 있는 교사의 전문성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선도교사 3년간 3만 4000명…올해 3818억 원 투입

교육부는 15일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역량 강화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교육부는 “2025년은 2022 개정 교육과정, 고교학점제, 디지털교과서 등이 맞물려 공교육에 혁신적 변화가 일어나는 시기”라며 “교원 역량의 격차가 학생들의 교육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질 높은 역량 함양 기회가 필요하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지난해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디지털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0회 대한민국 교육박람회에서 한 관람객이 디지털 교과서를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구체적으로 교육부는 수업 혁신에 의지와 전문성을 갖춘 ‘선도교사’를 2026년까지 총 3만 4000명 양성한다. 이 목표치를 달성하면 학교마다 2~3명이 선도교사로 활동하게 된다. 먼저 올해는 1만 1500명을 선발한다.

교사를 대상으로 맞춤 연수도 지원한다.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하되, 2025년 디지털교과서를 사용할 과목 담당 교원을 우선한다. 교사들은 간단한 진단 도구를 통해 역량을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 연수를 추천받는다. 연수에 참여하는 교사들의 인센티브를 위해 교육부는 ‘수업 혁신 교사상’(100명)을 신설하고, 해외 선진교육 체험 연수 등을 제공할 계획이다.

나주범 교육부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민간 등 연수기관에서 온·오프라인의 다양한 연수를 최대한 많이 개설하고 AI 디지털교과서 실습 연수도 대폭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연수에 필요한 예산은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개정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확보한 특별교부금을 쓴다. 디지털 교육혁신 특별교부금 중 올해 3818억 원을 활용한다.

AI디지털교과서 대시보드 예시. 교육부

AI디지털교과서 대시보드 예시. 교육부

‘맞춤형 수업’ 기대…“공감대 부족하다” 지적도

디지털교과서는 학생별 맞춤 학습 가능하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디지털교과서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들은 한 초등 4학년생은 “기존 수업은 쓰기만 했는데, AI가 발음과 억양을 정확하게 알려줘서 좋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국교육개발원(KEDI)의 설문에 따르면 교사들도 ‘학교 수업에서 AI 기반 맞춤형 교육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편’(5점 만점에 3.66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학교 현장에서 AI를 활용한 맞춤형 교육 경험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KEDI에 따르면 AI 기반 맞춤형 교육 서비스를 ‘들어봤지만 사용해보지 않았다’는 교사들이 응답자의 40.6%, ‘들어본 적 없다’가 21.3%를 기록했다. 교사들은 “제한된 수업 시간에 추가적인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부담이다”, “수업 중 디지털 기기의 활용과 관리가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AI 서비스 활용을 꺼렸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조재범 풍덕초 교사는 “학생 맞춤형이라는 점이나 보안 문제 등을 고려하면 디지털 교과서는 ‘옆 짝과 같이 봐라’는 말도 통하지 않는데, 분실이나 고장 대비가 필요하다”며 “디지털교과서 완제품이 아직 나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연수 등 준비를 하려니 학교 현장에선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학교에서 정보 담당인 한 초등교사(28)는 “기기 관리 같은 업무가 젊은 교사에게 편중될 것 같다”며 “담임 입장에서는 학생의 손글씨를 알아볼 수 없어 따로 지도할 정도인데, 디지털 기기 과의존이 더 심해질 것도 걱정”이라고 했다.

교육부 “교사의 인프라 관리 부담 덜겠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해 6월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스1

교육부는 디지털 전환으로 교사의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디지털 튜터’를 올해 1200명 양성한다. 수업을 보조하거나 기기 관리를 지원하는 인력이다. 17개 시·도교육청에는 관내 학교의 기기와 네트워크를 점검하고, 장애가 발생할 때 지원하는 거점 기술지원 기관(테크센터)도 시범 운영한다. 이영찬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초기에 세팅하는 데 들어가는 어려움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 체계”라고 설명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은 교육부뿐만 아니라 17개 시도교육청 모두 공감대를 갖고 함께 추진하는 정책”이라며 “지식 전달 위주의 산업사회 수업방식을 모든 학생이 자신만의 질문을 하는 인공지능 시대의 수업방식으로 확실하게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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