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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아야 돼" 점집서 가스라이팅…6살 자녀까지 매질 당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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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 보러온 30대 부부를 가스라이팅해 폭행하고, 이들의 자녀를 훈육이라는 이유로 학대한 50대 종교인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14일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 황해철 판사는 특수상해,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폭행 등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씨(52)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B씨(48·여)에게 벌금 3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고 밝혔다.

원주에서 법당을 운영하는 A씨는 점을 보러와 알게 된 C씨(39)가 식당 운영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해를 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18년 5월 C씨의 가족과 직원들이 보는 앞에서 1m 길이의 나무막대기로 C씨 허벅지를 15차례 때렸다.

또 같은 해 자신의 법당에서 C씨의 6세 자녀 종아리를 50㎝ 길이의 회초리로 10차례 때려 신체적 학대를 한 혐의도 있다. 자녀가 부모의 말을 듣지 않는 등의 태도를 보여 훈육해야 한다는 이유였다. 이 일로 C씨의 6세 자녀는 며칠간 걷기도 힘들 정도의 심한 고통을 겪은 사실이 공소장에 담겼다.

여기다 법당을 함께 운영하는 B씨 역시 2020년 5월 C씨 부부가 운영하는 원주의 한 식당 주방에서 평소 자기 말을 듣지 않는 것에 화가 난다며 C씨의 아내 D씨(30)의 얼굴을 손으로 20여 차례 때린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A씨 등은 2017년 1월부터 가정 문제 등에 관한 점을 보기 위해 법당에 다니던 C씨 부부를 알게 됐다. 이들은 친밀한 관계를 이용해 C씨 부부의 재산과 운영하는 식당, 자녀교육 등에 지나치게 깊게 관여하면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황 판사는 "피해자들을 정신적으로 지배하게 된 점을 이용해 이 같은 범행을 했고, 피해자들은 이로 인해 적지 않은 정신적·신체적 충격과 고통을 받았다"며 "동종 전력이 없고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1심 판결에 불복한 검찰은 양형부당 등을 이유로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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