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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주러시아 한국 대사 초치해 독자제재 항의…"한국에 실망"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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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외무부가 5일(현지시간) "이도훈 주러시아 한국 대사를 초치해 한국 정부가 발표한 독자제재에 항의했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차관은 이 대사에게 "한국 정부가 지난 2일 러시아 선박과 개인, 법인에 일방적인 제재를 가한 것이 비우호적인 조치"라고 말했다. 또 루덴코 차관은 "한국 정부가 비생산적이며 한반도 긴장을 고조하는 강압적 조치를 포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러시아가 5일(현지시간) 주러시아 한국 대사를 초치해 독자제재에 항의했다. 중앙포토

러시아가 5일(현지시간) 주러시아 한국 대사를 초치해 독자제재에 항의했다. 중앙포토

러시아 외무부의 한국 대사 초치는 러시아가 한국의 독자제재에 반발하며 "대응하겠다"고 한 지 이틀 만에 이뤄졌다.

앞서 지난 2일 한국 외교부는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과 정보기술(IT) 인력 등 북한 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곳과 개인 2명을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3일 브리핑에서 "한국이 러시아 시민과 법인에 제재를 도입한 것은 비우호적인 조치"라며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이 조치가 양국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러시아도 대응하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러시아 국적 선박·기관·개인만을 대상으로 한 독자제재를 부과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당시 "러시아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과 국제법에 따라 한국의 안보를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관계를 발전시키고 있다"며 군수 물자 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또 "우리 관계는 미국의 후원을 받는 한국의 잘못으로 이미 심각한 위기에 처했다"며 "우리는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를 제재와 압박이란 비효과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는 한국의 시도에 실망했다"고 비판했다.

당시 이와 관련 외교부 관계자는 “러시아 측이 스스로 밝힌 바와 같이 러북 간의 협력은 유엔 안보리 결의와 국제법을 철저히 준수하면서 우리 안보를 헤치지 않고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불법적인 러시아·북한 간의 협력에 엄정히 대처하는 가운데, 한·러 관계의 관리를 위해서도 적극 노력하고 있고 러시아도 합당한 노력을 기울일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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