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폐 진단하고, 노인 돌보고…‘AI 일상화’에 7100억 투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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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정부 ‘AI전략협의회’ 출범

자폐 조기 진단, 노인 건강 관리 등 국민이 일상에서 인공지능(AI)의 혜택을 볼 수 있게 정부가 70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한다. 이른바 ‘AI 일상화’ 전략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AI전략최고위협의회’ 출범식을 열고 첫 회의에서 이 같은 방안을 논의했다. 협의회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과 염재호 태재대 총장이 공동 위원장을 맡고, 민간 전문가 23명 등이 참여했다. 산업계에선 경계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사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차준홍 기자

차준홍 기자

정부는 저성장·저출생 등 한국 사회가 직면한 구조적 위기를 생성AI 분야 경쟁력 확보로 돌파하려 한다. 과기정통부가 글로벌 컨설팅사 베인앤컴퍼니와 공동 연구한 결과 국내 전 산업 분야에 생성 AI가 적용되면 2026년 기준 총 310조원에 달하는 경제 효과가 창출될 것으로 분석됐다. 국내총생산(GDP)이 향후 3년간 연평균 1.8%포인트 상승할 수 있는 규모다.

정부는 우선 일상과 산업 현장, 공공 분야 AI 확산을 위해 총 7102억원 예산을 투입한다. 일상에선 장애인·노인 돌봄 등 민간 투자가 적은 분야 AI 도입을 정책적으로 지원한다. 독거노인을 위한 AI 반려 로봇 개발 사업이나 소아 희귀질환 AI 진단 사업이 대표적이다. 아울러 모든 산업 분야에 AI를 접목할 수 있게 법률·의료·심리 케어·창작 보조·학술 등 5개 분야에 거대언어모델(LLM)을 적용한 서비스를 각각 개발하기로 했다. 공공 분야에서도 화재나 홍수 등 재난과 감염병 대응에 AI 기술을 활용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국민의 AI 서비스 경험률을 지난해 50.8%에서 올해 60%로 끌어올리고, 기업(28%→40%)과 공공(55%→80%)의 AI 도입률을 올릴 목표를 세웠다.

AI 반도체, 신경망처리장치(NPU) 같은 AI 분야 기술 개발을 위해 대형 연구·개발(R&D)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AI 분야 고급 인재 양성 사업도 벌인다. AI 데이터 폭증에 대비한 네트워크 구축과 저전력 데이터 센터 등 인프라 확충도 지원한다. AI 확산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막기 위한 논의도 본격화한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투자가 제대로 빛을 보려면 AI 전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의 어려움을 정부가 얼마나 빨리 해결해줄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산업계 일부 위원들은 토론 과정에서 AI 투자와 관련한 세제 혜택을 늘려 달라고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국들은 AI 분야에서 ‘쩐의 전쟁’을 시작했다. 미국 행정부는 2025회계연도 연방 예산안에서 AI 분야에 200억 달러(약 26조원)가 넘는 예산을 배정했다. 중국도 올해 AI를 포함한 과학기술 분야 예산을 10% 늘려 68조6000억 위안(약 1경3000조원)으로 책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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