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한국 독자제재는 비우호적 조치…대응할 것"

러시아 외무부는 한국 정부가 독자적으로 발표한 대(對) 러시아 제재를 '비우호적 조치'라고 비판하며, "러시아는 한국의 조치에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사진 러시아 외무부

3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외무부 대변인이 이날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의 제재에 대해, 우리는 늘 그래왔듯 답을 줄 것"이라며 "불법적인 제재 부과는 러시아와의 관계에 부정적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한국 외교부는 전날 북러 군수물자 운송에 관여한 러시아 선박 2척과 정보기술(IT) 인력 등 북한 노동자 송출에 관여한 러시아 기관 2곳과 개인 2명을 독자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가 러시아 국적의 선박·기관·개인만을 대상으로 독자제재를 부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은 국제법에 위배되지 않으며, 모스크바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이행에 전념하고 있다"면서 군수물자 거래 의혹을 일축했다.

또 "우리는 한국이 한반도의 복잡한 문제 해결을 위해 제재와 강압적 압박이라는 실효성 없는 방법을 동원하는 모습에 실망했다"면서 "이런 조치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한국이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에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미국 등 서방이 한반도 안정을 불안정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그들(서방)은 괴물같은 계획에 한국을 이용하고 있고, 한국은 미국의 영향력에서 스스로를 보호할 충분한 면역력을 갖지 못한 것 같다"며 "자신에게 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