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총리 “‘화해와 상생의 역사’ 정신 이을 것”
제76주년 제주 4·3희생자 추념식이 3일 오전 10시 제주4·3평화공원에서 거행됐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추념식은 '불어라 4·3의 봄바람, 날아라 평화의 씨'를 주제로 열렸다. 추념식에는 유족 등 1만5000여 명이 참석했다.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궂은 날씨에도 유족과 도민, 각계 인사 등 1만5000여명은 행사장을 찾아 비옷을 입은 채 추념식을 지켜봤다. 제주도는 비바람이 예상되자 실내(4·3평화교육센터) 추념식을 검토했지만, 당초 계획대로 위령제단과추념광장 등 야외에서 개최했다.
정부에서는 한덕수 총리가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대신해 추념사를 낭독한 한 총리는 “정부는 제주 4·3사건과 같은 비극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제주도민 뜻을 받들어 4·3사건이 화해와 상생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여야 지도부도 희생자의 넋을 기렸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더불어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가 참석했다. 국민의미래 인요한 선거대책위원장와 더불어민주연합 윤영덕·백승아 공동대표도 찾았다. 또 녹색정의당은 김준우 상임선대위원장, 새로운미래는 오영환 총괄선대위원장, 개혁신당은 천하람 총괄선대위원장, 조국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각각 참석했다. 또 경기와 인천·대구·광주·울산 등 13개 시도 교육감도 왔다.
오영훈 지사 “세계기록유산 등재로 새 출발”
본행사가 시작된 오전 10시에는 1분간 제주 전역에 묵념 사이렌이 울렸다. 이어 애국가 제창, 제주4·3경과보고, 추념사, 유족사연, 추모공연 등이 이어졌다. 4·3 당시 부모·형제를 잃고 타지서 지내다 20대 때 귀향한 김옥자(83)옹 이야기는 그의 손녀 한은빈(17) 양이 낭독했다. 또 추념식 사상 처음으로 김옹 부친을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영상도 공개됐다. 배우 고두심은 희망의 메시지를 내레이션하고 가수 인순이가 자신의 곡 ‘아버지’를 열창했다. 해군본부와 해병대사령부는 진해기지사령부 의장대, 해병대9여단 군악대, 해군7전단 군악대를 파견해 애국가 제창, 헌화·분향을 지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4·3의 세계적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승하고, 제주를 평화와 인권을 상징하는 곳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