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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또 불출석…재판부 "변호인도 안 나와 엉망, 상상 못해"

중앙일보

입력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뉴스1

돈봉투 살포 혐의를 받는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 뉴스1

돈봉투 살포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61) 소나무당 대표가 보석이 기각된 데 반발해 두 차례 연속 재판에 불출석했다. 재판부는 일단 총선 이후로 공판 기일을 연기했지만 또 불출석하면 궐석 재판을 하거나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송 대표는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허경무) 심리로 열린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등 혐의 사건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다. 지난 2일 송 대표 측은 "보석 청구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 저항권의 하나로서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 대표는 지난 1일 공판에도 보석 기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법정에 나오지 않았다. 당시 출석했던 변호인단도 이날은 모습을 비치지 않았다.

재판부는 텅 빈 피고인석을 보며 "오늘 어떻게 재판을 진행할지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분도 나오지 않아 엉망이 돼버렸다"며 "변호인들도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못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심리적 불안감을 이유로 불출석한다고 해서 진단서를 내달라고 했음에도 아직 제출하지 않았다"라며 "억울하다고 해도 법정 출석을 거부하면서 이를 표현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재판을 거부하는 듯한 모습을 보여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의 심리적 불안도 선거가 끝나면 어느 정도 완화될 것으로 생각하니 오늘 공판을 15일로 연기하겠다"면서 송 대표가 불출석을 고집하면 현재 그가 수감된 서울구치소 측과 협의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검찰은 "송 대표의 입장은 '나는 대한민국 정치를 위해 당연히 필요한 사람이고 선거운동 할 수 있도록 빼달라.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니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한다'는 것"이라며 "보통 국민은 상상도 못 하는 특권을 마치 맡겨놓은 물건 돌려달라는 듯 요구한다"고 비판했다.

송 대표는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억6050만원이 든 돈봉투를 당 관계자에게 살포하고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연구소를 통해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올해 1월 구속기소됐다.

그는 구속 후 소나무당을 창당해 4·10 총선 광주 서갑 지역구 출마를 선언하며 2월 말 보석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지난달 말 증거 인멸 염려 등이 있다며 이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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