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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을 '리스펙트' 하는 이승엽, "모두가 인정할 홈런왕"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이승엽(47) 감독은 한국 야구 역대 최고의 홈런타자다. 1997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한 뒤 KBO리그 홈런의 역사를 대부분 갈아치웠다. 2003년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56개) 기록을 작성했고, 2015년 사상 최초로 통산 400홈런 이정표를 세웠다.

11년 가까이 KBO리그 통산 홈런 1위 자리를 지켜 온 이승엽 두산 감독. 뉴스1

11년 가까이 KBO리그 통산 홈런 1위 자리를 지켜 온 이승엽 두산 감독. 뉴스1

통산 홈런 수도 467개로 오랜 기간 부동의 1위다. 2013년 6월 20일 통산 352호 홈런을 터트리며 선두로 올라선 뒤 11년 가까이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8년(2004~2011년) 동안 일본에서 뛰었는데도 한국에서 이승엽을 따라잡을 홈런 타자는 나오지 않았다. 국제대회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때려냈던 '국가대표 4번타자'의 존재감도 독보적이다.

그런 이 감독이 "요즘 젊은 사람들 말로 '리스펙트(존경)'한다"고 엄지를 치켜세우는 타자가 있다. SSG 랜더스 내야수 최정(37)이다. 최정은 그동안 아무도 넘보지 못한 이 감독의 통산 최다 홈런 기록에 어느덧 5개 차로 접근했다. 지난 시즌을 통산 458개로 마쳤고, 올 시즌에도 개막 첫 9경기에서 5개를 때려내 홈런 수를 463개로 늘렸다. 철옹성과도 같던 통산 홈런 1위 주인공이 바뀔 날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현재 SSG와 인천에서 3연전을 치르고 있는 이 감독은 "최정이 KBO리그 개인 통산 홈런 1위 기록을 세우는 건 기정사실인 것 같다. 미리 축하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최정은 존경할 만한 선수다. 20년 동안 큰 부상 없이 꾸준히 좋은 기량을 유지하는 건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2일 인천 두산전에서 통산 463호 홈런을 때려 이승엽 감독의 기록에 4개 차로 접근한 SSG 최정. 연합뉴스

2일 인천 두산전에서 통산 463호 홈런을 때려 이승엽 감독의 기록에 4개 차로 접근한 SSG 최정. 연합뉴스

최정은 이 감독의 이런 평가에 몸을 낮췄다. 그는 최근 "이승엽 감독님은 일본에서 8시즌을 뛰셨다. 이 감독님의 통산 홈런 수는 (일본에서 친 159개를 합쳐) 626개"라며 "경기 수도 감독님이 훨씬 적고, 기억에 남는 홈런도 훨씬 많이 치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내가 467개를 넘어선다고 해도 대부분의 팬이 '신기록 탄생'이라고 느끼진 않으실 거다. 내가 468번째 홈런을 치더라도 역대 최다 홈런 1위라고 말하기는 어렵다"며 "감독님이 영원한 홈런왕이라는 건 변하지 않는 사실"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러나 이 감독 역시 "당연히 최정이 홈런 기록의 주인공으로 인정받아야 한다"며 새로 쓰일 역사의 가치를 인정했다. 이 감독은 "최정은 스윙이 예쁘다. 체격이 크지 않은데도 홈런을 생산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며 "모두 인정할 수밖에 없는 홈런 타자"라고 거듭 강조했다.

최정을 응원하는 이 감독의 유일한 바람은 "어차피 곧 나올 기록이니, 두산전에서는 좀 쉬어갔으면 좋겠다"는 거였다. 최정은 그 희망과 달리 2일 경기 1회 2사 후 두산 선발 최원준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올 시즌 홈런 1위로 올라서는 5호포이자 통산 463호 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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