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스캠에 속아 거액을 사기당할뻔한 60대 여성이 은행 직원의 기지로 피해를 면했다.
2일 제주시농협 아라지점에 따르면 고정은 과장보는 최근 고객 A씨(60대)에게 감사 엽서를 받았다.
A씨는 엽서에서 "직원의 친절한 설명으로 큰 금액의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경찰서에도 신고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 매우 감사하다"고 했다.
A씨는 지난 3월 14일 아라지점을 찾아 창구에 앉은 고 과장보에게 "해외에서 지인에게 물품을 받으려는데 택배 이용료를 보내줘야 한다"며 3500만원을 송금해달라고 요청했다.
택배 이용료로 거액을 송금한다는 말에 사기를 직감한 고 과장보는A씨를 설득해 정확한 송금 목적을 다시 물었다.
이에 A씨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보여주며 외국에서 보내는 물품을 받기 위해 송금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재빠르게 카카오톡 내용을 훑어본 고 과장보는 '로맨스 스캠'임을 확신했다. 한글로 소통한 카카오톡 내용 중에는 미국 달러가 가득 든 여행용 가방 사진과 함께 '사랑한다'는 말도 있었다.
처음 A씨는 고 과장보의 말을 선뜻 믿지 못했다. 그러나 A씨는 고 과장보의 안내로 근처 경찰 지구대로 향했고, 그제야 자신이 사기당할 뻔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 2월 초순 뜬금없이 날아온 카카오톡으로 처음 상대방을 접했고, 이미 두 차례에 걸쳐 한국 이름의 계좌와 외국 이름의 계좌로 총 1500만원을 송금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고 과장보는 "A씨가 사기라는 것을 알고 많이 속상해하셔서 더 큰 피해를 막아 다행이라고 위로해 드리고 앞으로 이런 메시지가 온다면 은행이나 경찰서로 가서 보여주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