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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증원 숫자 매몰돼선 안돼” 용산 “숫자에 매몰 안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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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의대 2000명 증원이 최소한의 규모”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고 밝혔다.

1일 부산 지원 유세에 나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윤 대통령 담화 직후 “다수 국민은 의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점에 공감하지만, 지금의 상황이 조속히 해결되는 것도 바란다”며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숫자에 매몰될 문제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나서주길 바란다. 정부도 2000명의 숫자를 고수하지 않고 대화할 거라는 입장”이라며 숫자에 연연해선 안 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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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수도권과 험지 출마 후보들을 중심으론 윤 대통령의 담화에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천 동-미추홀을에 출마한 윤상현 후보는 “2000명에 얽매이면 대화의 빗장이 열릴 수 없다. 조건 없는 의·정 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북 전주을 정운천 후보는 “2000명 고수는 불통의 이미지”라고 지적했고, 경기 지역 후보는 “대통령이 자신만 옳다는 함정에 빠졌다”고 쓴소리했다.

윤 대통령에 대한 탈당 요구도 공개적으로 나왔다. 서울 마포을 함운경 후보는 페이스북에 “대통령은 공정한 선거 관리에만 집중해 달라. 거추장스러운 당원직에서 이탈해 주길 정중하게 요청한다”고 썼다. 학생운동에 몸담았다가 전향한 함 후보는 한동훈 위원장 영입 사례로 40일 전 국민의힘 당원이 됐다.

함 후보의 발언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낙선하게 생기니 역량은 탓하지 않고 대통령 비난하면서 탈당 요구하는 건 감탄고토(甘呑苦吐·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라며 “대통령 탓할 생각으로 선거하면 그 선거는 절대 이길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이장우 대전시장은 “들어온 지 얼마 안 돼 가벼운 입을 함부로 놀리냐.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현장을 뛰어라. 그게 답이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이견을 두고 대통령실과 여당의 메시지 조율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위원장 측은 담화 전날까지 “방향은 알지 못하지만, 톤다운 하지 않겠느냐”는 입장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를 겨냥해 “담화에는 독선, 아집, 남 탓하는 내용이 고스란히 담겼다. 소통 없는 일방적 담화 발표는 사실상 대국민 훈시에 지나지 않는다”(강민석 대변인),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된 ‘윤석열 불통 정권’의 모습 그대로였다”(신현영 대변인)며 공세를 폈다. 이재명 대표는 개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윤 대통령이) 아직도 여전히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더라. 엄하게 한번 심판해 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제3지대도 “대책은 없었고 변명과 고집뿐이었다”(새로운미래), “대통령은 피의자를 취조하듯, 피고인에게 형량을 구형하듯 자기주장만 하는 자리가 아니다”(조국혁신당)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다만, 민주당에선 의료계와 거리를 두는 듯한 기류도 감지된다. ‘윤 대통령 때리기’에 집중하다가 의사 편드는 모습으로 비치면 자칫 역풍이 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의대 증원 자체가 틀렸다는 게 아니라, 필수 공공의료 부분 증원이 우선이라는 게 민주당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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