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윤 대통령, 질의없이 51분간 담화…‘정책 바뀔 수 있다’ 표현 두고 고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4면

윤석열 대통령은 1일 하늘색 넥타이를 매고 대국민 담화에 나섰다. 2022년 5월 취임식 때 착용했던 넥타이다. 윤 대통령은 담화문 발표 전 참모들에게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초심을 되새기려 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전날 오후까지도 설명 형식을 놓고 고심했다. 4·10 총선을 9일 앞둔 시점이라 대국민담화 대신 2일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윤 대통령의 입장을 로키(low-key)로 알리자는 의견도 있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전면에 나서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없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정원을 늘리기로 한 과정을 국민에게 상세히 설명해야 한다”는 윤 대통령의 의지가 강해 대국민 담화 방식이 결정됐다. 출입기자단에 일정이 최종 공지된 건 지난달 31일 오후 10시35분이었다.

관련기사

윤 대통령은 담화문 발표 직전까지 참모들과 메시지를 수정했다. 그중 의대 정원 2000명 확대와 관련해 “더 좋은 의견과 합리적 근거가 제시된다면 정부 정책은 더 나은 방향으로 바뀔 수 있는 법”이라는 표현을 두고 논의가 가장 길게 이어졌다. 그 전까지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에서 “바뀔 수 있다”로 메시지가 진전된 건 윤 대통령이 대화에 진정성을 보인 것이라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다.

“정치적 득실을 따질 줄 몰라서 개혁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다”며 한·일 관계 정상화와 화물연대 파업 당시 대응을 언급한 것도 마지막에 추가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과 국민에게 진심을 알리고 싶어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통령실 안팎에선 비판도 나왔다. 윤 대통령은 이날 1만4000자 분량의 담화를 51분간 질문 없이 읽어 내려갔다. ‘이종섭·황상무’ 사태 관련 언급이 없었던 점도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