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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서민주택 대명사인데…빌라 평균월세 101만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1면

에디터 노트.

에디터 노트.

국내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353만원(2022년 기준, 통계청)입니다. 임금근로자를 소득순으로 줄 세웠을 때 중앙에 있는 사람의 소득, 즉 ‘중위소득’은 267만원입니다. 그런데 중위소득자가 월세로 100만원을 낸다면 어떻게 될까요? 물가가 뛰는 시기에는 한 가족이 167만원으로 생활하기가 빠듯할 겁니다.

요즘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서민형 주택이라고 할 수 있는 빌라 시장이 얼어붙었습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 기피 현상이 심해졌지요. 여기에 정부가 전세사기 이후 전세보증금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강화(공시가격의 150% 이내→126% 이내)하면서 빌라 전세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집주인이 새로운 기준에 맞춰 보증금을 낮추는 대신 차액을 월세로 돌리고 있기 때문이지요. 올해 1월 전국 빌라 전·월세 거래량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6%를 넘어섰습니다. 정부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1년 이후 가장 높습니다. 이 여파로 서울 내 신축 연립·다세대 주택의 평균 월세는 101만5000원에 달합니다.

정부와 여당은 뛰는 물가를 잡기 위해 일부 핵심 생필품에 대해 현행 10%인 부가가치세율을 5%로 한시 인하하는 방안을 내놨습니다. 3%대를 유지하던 물가상승률은 올해 1월에 2.8%로 잠시 떨어졌지만 지난 2월 다시 3.1%로 뛰며 고공행진을 할 태세입니다. 하지만 이 조치가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총선이 끝나면 이런 선심성 정책은 슬그머니 사라질 테니까요. 정부는 세수 감소 부담을 견디기 어려울 겁니다. 부가세 세수는 전체 국세 수입의 21.4%를 차지하니까요. 이미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는 56조원을 넘어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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