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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탄/독일은 즐겁지만 베들레헴은 썰렁/각국 표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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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페만 주둔 28만 미군엔 “별볼일 없는 하루”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독일통일 등 그 어느 해보다 숨가쁜 변화를 겪어온 세계가 성탄절 휴가를 맞아 잠시 휴식에 들어갔다.
팔레스타인인 학살사건을 겪은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시나 미군병력이 배치된 페르시아만은 우울한 성탄절을 보내고 있는 반면 올해 통일을 성취한 독일는 즐겁게 성탄절을 즐기고 있다.
○“축하할 기분 아니다”
○…이스라엘 군의 팔레스타인 학살사건 등으로 팔레스타인인의 고통이 그 어느해보다 심했던 이스라엘의 베들레헴시는 예수의 탄생지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반이스라엘 봉기 및 페만의 전쟁 발발 위기 등으로 성지 순례자의 수가 격감하는 등 이제까지 가장 우울한 성탄절이 될 전망.
지난 19년동안 베들레헴의 시장을 맡고 있는 엘리아스 프레이는 『종래 베들레헴을 찾는 관광객수는 매달 10만명이었으나 지금은 1만명,혹은 그보다 못미치는 것 같다』고 설명.
그는 베들레헴시의 3만5천명 주민 가운데 40%가 관광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하면서 『주민들은 크리스마스를 축하할 기분이 아니다. 주민들은 전쟁을 생각하며 총에 맞아 숨진 사람이나 당국에 붙잡힌 사람들을 생각한다. 어느 상점에도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 없다』며 베들레헴시의 분위기를 소개.
○그리운 사람 보고싶어
○…28만명의 미군 병력이 배치돼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사막지대에는 우편물·쿠키·사탕 등 하루 평균 4백t의 성탄절 축하 선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으나 정작 당사자인 미군 병사들에게는 이번 성탄절이 계속 연장되고 있는 자신들의 주둔 기간중 「별볼일 없는」 하루에 불과할 듯.
사우디아라비아 최전선에 배치된 18공정부대의 한 장교는 『이곳에서 크리스마스란 그다지 좋지 않은 날』이라며 『성탄절이란 그리운 사람들을 더욱 보고싶게 만드는 날』이라고 불평.
○매출액만 1백80억불
○…통일을 성취한 독일의 상인들은 이번 크리스마스를 맞아 수많은 쇼핑객들이 몰려 들어 고가의 비디오에서부터 산타 모양의 초컬릿에 이르기까지 휩쓸어가는 등 성탄절 시즌을 맞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성탄절을 맞아 상점가의 판매가 이처럼 활기를 띠는 것은 1천6백60만명의 전동독 시민들의 구매도 한몫을 했고 동구권으로부터의 여행객들도 살 수 있는 한도내에서 최대로 구입해 가고 있기 때문.
22일 발표된 독일 소매인 협의회의 보고서에 따르면 성탄절 기간을 맞은 매출액은 2백70억마르크(1백80억달러)로 추산되고 있다고.
이에 반해 지난 1년동안 유례없는 물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소련의 시민들은 아이들에게 줄 신년 선물용 장난감을 찾아볼 수 없다고 불평. 모스크바의 한 어린이용 상점의 경우 장난감총·토끼·트럭 등 값싼 플래스틱 제품은 많이 있으나 건전지로 작동되는 장난감이나 전자게임은 눈에 띄지 않는 실정.<외신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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