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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리으리한 '스포츠 클럽' 돌며 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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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카타르 도하 시내에 위치한 알사드 스포츠클럽 내 축구장. 이 클럽에는 축구장 외에 4개의 축구 연습장, 실내수영장, 육상 트랙 등 총 15개 종목의 경기를 할 수 있는 최첨단 시설이 들어서 있다.도하=서정민 특파원

한국과 방글라데시 축구 경기는 알가라파 스포츠 클럽, 태권도와 유도는 카타르 스포츠 클럽, 수영과 당구는 알사드 스포츠 클럽.

도하 아시안게임 스케줄은 '스포츠 클럽'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10여 개 종목의 스포츠팀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거대한 클럽이 도하에만 16곳이 있으며 그중 10개가 아시안게임에 동원되고 있다.

◆ 도하의 큰 건물은 왕궁 아니면 스포츠클럽='알사드 스포츠 클럽' 건물은 사막의 강렬한 햇살을 받아 눈이 부실 정도로 번쩍번쩍 빛난다. 호텔과 구별이 안 될 정도로 럭셔리한 최신 시설을 갖춘 거대한 스포츠 종합단지. 축구와 육상 종목이 가능한 메인 스타디움을 중심으로 4개의 축구장과 5층 높이의 종합 스포츠 센터가 있다. 50m 레인을 가진 수영장과 당구장.실내 체육관.미디어센터 등을 갖추고 있다.

◆ 정부(왕) 소유, 왕자 경영=알사드 클럽 디렉터인 압둘라흐만 알카와리는 "2003년 전후로 정부는 막대한 돈을 들여 기존 스포츠클럽 시설을 완전히 리빌딩했다. 정부가 주인이고, 왕자 등 왕족이 경영을 맡는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유치가 확정된 뒤 셰이크 하마드 빈 할리파 알사니 국왕은 여러 종목을 한꺼번에 수용할 수 있는 스포츠클럽을 최신 시설로 대폭 개조했다. 그리고 막대한 자금을 지속적으로 쏟아붓고 있다. 알카와리는 "1년 예산의 50%를 정부에서 지원한다. 우리의 경우 지원액이 연간 1000만 달러가 넘을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카타르가 호화판 클럽을 건설.운영하는 것은 '스포츠 산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다. 1995년 아버지가 스위스로 휴가 간 사이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셰이크 알사니 국왕은 "스포츠는 단순한 육체 운동이 아니다. 성장의 원동력인 동시에 국민과 소통할 수 있는 좋은 통로"라고 강조한다.

◆ 유럽식 뿌리, 카타르식 운영=카타르는 71년 영국에서 독립했다. 하키.축구 등 4개 종목이 열리는 알아라비클럽의 역사는 5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유럽의 '클럽 문화'에서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다. 그러나 카타르의 클럽은 유럽과 달리 철저하게 엘리트 중심이다. 올림픽 개최까지 노리는 카타르는 '좋은 성적'이 필요하다. 좋은 선수를 골라 집중적으로 육성한다.

정부가 집중적으로 육성하기 때문에 많은 학생과 학부모가 클럽에 관심이 있다. 특히 수십 년을 살아오면서도 국가정책 때문에 카타르 시민권을 받지 못한 아랍계 외국인 중 일부는 자녀의 미래를 위해 스포츠 사교육을 시키기도 한다.

도하=서정민 특파원, 강인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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