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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던 할머니에 "빨리 차 타세요"…9초 뒤 쓰나미 덮쳤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8일 일본 ANN 뉴스는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쓰나미가 발생한 지난 1일 한 차량이 마을을 산책하던 할머니를 태워 대피하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 ANN뉴스 캡처

지난 8일 일본 ANN 뉴스는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쓰나미가 발생한 지난 1일 한 차량이 마을을 산책하던 할머니를 태워 대피하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사진 ANN뉴스 캡처

일본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직후, 한 운전자가 길에서 산책하던 할머니를 차에 태운 지 9초 만에 쓰나미가 들이닥치는 영상이 공개됐다.

8일 일본 ANN뉴스는 지난 1일 일본 이시카와현 지진 발생 직후 찍힌 한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을 보도했다. 운전자 남성은 차를 몰고 텅 빈 마을 골목을 지나 대피소로 이동하던 중 지팡이를 짚고 마을을 산책하고 있는 한 여성과 마주친다.

차량은 그대로 여성을 지나쳤다가 이내 골목에서 차를 돌려 여성에게 돌아간다. 운전자는 여성에게 “지진이 났다. (대피소에) 안 올라가느냐”고 묻는다. 여성은 대피 경고를 듣지 못한 듯 당황해했고 운전자는 “뭐하고 있느냐. 빨리 타라”며 여성을 차에 태운다.

차에 탄 여성은 당황하며 “다들 무슨 일 있나”라고 물었고 운전자가 “다들 이미 (대피소로) 올라갔다”고 답했다. 그 사이 차량 후방 블랙박스에는 이미 논밭 사이로 바닷물이 넘실거리며 차오르는 모습이 잡혔다.

운전자가 여성을 차에 태운 지 불과 9초 만에 쓰나미는 여성이 서 있던 도로를 밀고 들어왔다. 사진 ANN뉴스 캡처

운전자가 여성을 차에 태운 지 불과 9초 만에 쓰나미는 여성이 서 있던 도로를 밀고 들어왔다. 사진 ANN뉴스 캡처

여성이 차에 탄 지 불과 9초 후 쓰나미가 도로를 완전히 덮쳤고 차량은 물살을 가르며 빠르게 고지대로 이동했다. 매체는 “간발의 차이로 대피해 이들은 무사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떠난 마을은 이날 들이닥친 쓰나미로 초토화됐다. 쓰나미 다음날인 지난 2일 같은 마을에서 찍은 영상에는 가옥이 쓸려나가고 온갖 가구와 집기들이 젖은 채 도로로 쏟아져나온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다.

노토반도에서 강진이 발생한 지 1주일이 흐른 9일,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180명으로 늘었다. 전날보다 12명 늘어난 수치다. 부상자는 전날과 같은 565명으로 집계됐다.

안전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연락 두절’ 주민 수는 120명으로 전날 323명보다 크게 줄었다. 수색 작업과 함께 일부 지역 통신 서비스가 복구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시카와현의 피난민은 2만 8000여명에 달하며, 도로가 끊겨 접근이 어려운 고립지의 주민도 3300명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일부 지역에 수도와 전기가 끊어진 상황도 여전해 이재민들은 열악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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