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복싱 밴텀급 강타자 전국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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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한국아마복싱 밴텀급이 황금 체급으로서의 면모를 되찾고 있다.
18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폐막된 91년 국가대표선발전을 겸한 제44회 전국 아마 복싱선수권 대회 밴텀급 경기가 유망주들의 한치 양보 없는 난타전으로 화끈한 KO승부를 연출하며 복싱팬들을 열광시켰다.
모두 14명이 출전한 밴텀급은 첫날 세 경기 연속 KO승부를 비롯, 총 열세경기 중 절반에 가까운 다섯 경기가 KO로 승패가 갈라졌다.
이는 당초 은퇴를 선언한 전 국가대표 황경섭(22)과 고교생 강타자 박덕규(경북체고)가 불참, 맥빠진 경기가 되리 라던 예상을 완전히 뒤엎은 것이다.
복싱 인들은 이처럼 열띤 승부가 펼쳐지는 첫째 원인으로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유망주들이 대거 등장, 두터운 선수 층을 형성하고 있음을 꼽고 있다.
선두주자는 2연속 KO승의 펀치력을 과시하며 우승을 차지한 조인주(동국대).
87세계주니어선수권 준 우승자이자 89인도네시아 대통령 컵 금메달리스트인 조는 최근 주무기인 스트레이트 외에 인터벌훈련으로 스피드를 배가시켜 정상등극에 성공했다.
또 지난해 「차돌주먹」으로 고교복싱을 이끌었던 염종길(서울시청), 신수영(한체대), 김명종(경희대·89세계주니어선수권 동메달리스트) 등 트리오 돌풍이 세차기 이를 데 없다.
이들 3인 방은 서로 물고 물리는 혼전 속에 주먹하나 둘 차이로 결과가 달라지는 박빙의 승부를 연출, 긴장감을 더해 주고 있다.
염과 김이 1승1패의 호각 세고 김은 신에게 3승2패로 간발의 우위를 지키고 있다.
김이 불참한 이번 대회에서는 염과 신이 준결승전에서 맞붙어 격렬한 타격 전 끝에 14-14(컴퓨터 채점) 동점을 이뤘으나 종합점수에서 염이 1백22-1백21로 한 점을 앞서 결승에 진출하는 명승부를 펼쳤다.
여기에 89북경아시아 선수권 금메달리스트로 「플라이급의 터줏대감」이었던 한광형(상무)이 체급을 올려 밴텀급에 진출, 마지막 투호를 불사르고 있어 더욱 선수 층을 두텁게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 출전치 않은 서울 컵 국제 복싱대회 MVP인 박덕규와 올해 고교 밴텀급 3개 대회를 독식하며 착실히 기량을 다져온 왼손 송곳 스트레이트 주인공 고지수(대전 체고)등 「영파워」마저 각축전에 가세하고 있다. <유상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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