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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역국·잡채·갈비찜…성탄절 맞아 한인교회 '점심' 조명한 NYT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지난 15일(현지시간) '그 어디에도 한인교회 점심같은 크리스마스 점심은 없다'는 제목으로 미국 한인교회의 ‘점심 문화’를 조명했다.

NYT는 돼지 불고기와 완자전의 레시피까지 소개하면서 예배 후에 직접 한식을 조리해 배급하는 뉴욕주 용커스 한인동산장로교회의 '점심 문화'를 소개했다.

지난 2018년 한나 선교회 할렘 무숙자 봉사에서 식사 준비 중인 교인들. 사진 한인동산장로교회

지난 2018년 한나 선교회 할렘 무숙자 봉사에서 식사 준비 중인 교인들. 사진 한인동산장로교회

매주 이 한인교회에선 오전 11시 예배 이후 무료 점심을 배급한다. 약 400~500분의 양을 준비하기 위해 식사 봉사자들은 하루 전날인 토요일에 모여 음식 재료를 다듬고 조리한다고 한다. 한 교인은 "많은 양이긴 하지만, 동료들과 함께하면 힘들지 않다"고 NYT에 말했다.

특히 가장 많은 사람이 교회를 찾는 오는 25일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한층 봉사자들의 손길은 바빠졌다. 점심 메뉴로는 미역국·잡채·갈비찜·불고기·닭볶음탕 등이 준비됐다. 미국에선 주로 접하지 못하는 친숙한 고향의 맛이었다.

NYT는 이런 한인교회의 '점심' 문화는 단순한 식사의 자리가 아닌 '한국 문화 교류의 장'으로 재미교포에게 익숙하다고 설명했다. 일터와 가정을 넘어 다른 재미교포와 함께할 제3의 공간으로, 한국의 대중음악·음식·영화 등 문화를 공유하는 자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교회를 찾는 재미교포가 점차 줄어들면서 '점심' 문화에 대한 관심도 시든 분위기다. 퓨 리서치 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미국 전역의 재미교포를 대상으로 한 지난해 조사결과에서 59%만이 기독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012년 미국을 거주지로 둔 아시아인 중 기독교인이 42%였지만, 10년 만에 34%로 줄어들었다. 반면 무교는 26%(2012년)에서 지난해 32%로 증가했다.

이에 재미교포들은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장편소설 『인센디어리스The Incendiaries』로 NYT ‘주목받는 작가 4인’으로 꼽힌 권오경 작가는 교회 외에도 "교포들이 한자리에 모일 수 있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HBO의 요리 경선 프로그램 '더 빅 브런치(The Big Brunch)' 우승자이자 팝업 레스토랑 '영 마더(Young Mother)'를 운영하는 요리사 다니엘 핫쓴(28)은 과거 와이오밍주 남동부에 있는 샤이엔의 한인교회의 점심을 "다른 한국 아이들과 지낼 수 있었던 유일한 시간"이었다며 "내가 정말 나의 문화와 연결돼 있다고 느꼈던 순간"이라고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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