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신인왕 문동주도 인정한 차석 윤영철

중앙일보

입력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윤영철 선수에게 고맙고 미안합니다."
문동주(20·한화 이글스)는 지난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 시상식에서 윤영철(19·KIA 타이거즈)의 이름을 이야기했다. 둘은 올 시즌 신인상을 두고 경쟁했다. 프로 2년차인 문동주는 111표 중 85표를 받아 15표의 윤영철을 제치고 수상했다.

문동주가 윤영철에게 미안하다고 한 건, 윤영철은 '순수 신인'이기 때문이다. 2년차인 문동주는 지난해 28과 3분의 2이닝만 던져 KBO리그 신인왕 자격을 유지한 덕분에 상을 받을 수 있었다. 윤영철도 여러 상을 받았지만, 공식 신인상은 아깝게 놓쳤다. 하지만 윤영철은 개념치 않았다. 문동주의 말을 들은 윤영철은 "동주 형이 받을 것을 알고 있었다. 경쟁하면서 좀 더 힘낼 수 있어서 좋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윤영철은 올해 25경기에 등판해 8승 7패 74탈삼진 평균자책점 4.04를 기록했다. 어린 선수답지 않게 마운드 위에서 침착한 모습을 선보여 KIA 팬들을 흐뭇하게 만들었다. 윤영철이 가장 만족한 건 많은 이닝을 던졌다는 부분이다. 올해 122와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2020년 소형준(KT 위즈·133이닝) 이후 신인 투수로 가장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김종국 KIA 감독은 고교 시절 많은 공을 던진 윤영철을 조심스럽게 관리하면서도 최대한 기회를 줬다. 윤영철은 "나 자신도 나를 믿지 못했는데, 감독님이 믿어주셨다"며 "이닝이 가장 만족스러웠다. 애초 100이닝 정도 던질 것이라고 말씀해 주셔서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20이닝 정도 더 던졌다"고 했다.

윤영철의 올해 빠른 공 평균 구속은 137.6㎞다. 72이닝 이상 던진 투수 56명 중 51번째였다. 하지만 구속에 욕심을 내진 않을 생각이다. 윤영철은 "(구속은)훈련하다 보면 천천히 올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무리하기보다는 할 수 있는 선에서 안 다치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볼넷(9이닝당 3.52개)이 조금 많았다고 생각한다. 내년엔 줄이고 싶다"고 했다.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KIA 투수 윤영철. 사진 KIA 타이거즈

긴 시즌을 마쳤지만, 윤영철은 쉬지 않고 오키나와 마무리 훈련에 합류했다. 마운드 위 투구는 하지 않았지만, 캐치볼을 하면서 감각을 유지했다. 특히 체력적으로 부족했던 걸 느껴 러닝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기초 공사'를 단단히 했다.

윤영철은 "신인이든 몇 년 차 선수든 1군에 있으면 똑같은 야구 선수다. 최선의 실력을 발휘해야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연차에 비해서 잘했다고 하지만 아쉬운 게 많다. 후반기에 조금 떨어졌는데, 내년에는 좀 더 준비를 잘 해서 좋은 기록을 만들겠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