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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수비 유격수 박찬호, 다음은 최고 유격수, 그 다음은 우승 향해

중앙일보

입력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수비상을 받은 KIA 타이거즈 박찬호. 연합뉴스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유격수 부문 수비상을 받은 KIA 타이거즈 박찬호. 연합뉴스

KIA 타이거즈 박찬호(28)가 최고 수비 유격수로 우뚝 섰다. 다음은 최고 유격수, 그 다음은 우승을 바라본다.

박찬호는 27일 열린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수상했다. 현장 스태프들의 투표(75% 반영)에선 LG 트윈스 오지환이 1위에 올랐지만 수비 지표(25%)에선 박찬호가 1위에 올랐고, 소수점까지 같아 공동 수상했다.

박찬호는 주전 유격수 10명 중 수비율 3위(0.973)에 오를 정도로 안정적이었다. 빠른 발과 어깨를 활용한 수비 범위도 돋보였다. 병살타 처리 능력도 업그레이드됐다. 덕분에 국내 최고 유격수로 꼽히는 오지환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다. 수상 후 쑥스러워하면서도 가족들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박찬호는 "본받고 싶은 선배와 같이 받아 기쁘다. 공동수상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KIA 유격수 박찬호. 사진 KIA 타이거즈

KIA 유격수 박찬호. 사진 KIA 타이거즈

수비만 발전한 게 아니다. 2014년 데뷔 이후 10년만에 처음으로 3할 타율을 찍었다. 타율 0.301(452타수 136안타)을 기록했다. 장기인 도루도 30개나 해냈다. 공수주를 모두 갖춘 유격수로 발돋움한 시즌이었다. 스스로에게 "70~80점"이라고 점수를 매긴 박찬호는 "만족하긴 어렵다. 약간의 운도 따른 시즌이다. 조금 더 접근을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훈련할 생각"이라고 했다.

하지만 부상이 박찬호의 발목을 잡았다. 박찬호는 시즌 막바지인 9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손가락 인대를 다쳤다. 대주자, 대수비로만 나서다 회복했지만, 10월에는 투구에 왼쪽 팔뚝을 맞아 척골골절상을 입었다. 결국 수술을 받고 시즌을 조금 이르게 마쳐야 했다.

올 시즌 처음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찬호. 연합뉴스

올 시즌 처음 3할 타율을 기록한 박찬호. 연합뉴스

시상식 당일 아침 핀을 제거한 박찬호는 "많이 아쉬웠다. 150안타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한순간에 무너졌다"며 "관절 가동범위를 늘리고 있다. 사실 비시즌이라 예정보다 조금 천천히 핀을 뽑았다. 스프링캠프는 무조건 간다"고 했다.

생애 첫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도 있다. 장타력은 오지환이 앞서지만, 정확도와 기동력에선 박찬호가 앞섰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WAR·베이스볼투아이 기준)은 오지환이 3.63, 박찬호가 3.58로 거의 차이가 없다.

박찬호는 "못 받을 걸 안다"고 했다. 투표에서 오지환이 한국시리즈 MVP 프리미엄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하지만 내심 받고 싶은 마음도 있다. 박찬호는 "기대만 조금 해볼겠다. 무조건 받을 성적은 아니지만, 못 받을 성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좋냐, 아빠가 좋냐' 같은 것 아닐까"라고 미소지었다.

KIA 유격수 박찬호. 사진 KIA 타이거즈

KIA 유격수 박찬호. 사진 KIA 타이거즈

KIA는 박찬호 뿐 아니라 나성범, 김도영 등 주축 타자들이 많이 다쳤다. 특히 김도영은 APBC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올 시즌 세 번째 부상을 입었다. 박찬호는 "도영이가 다쳤을 때 화가 났다. 내가 다치는 걸 바로 옆에서 봤는데… 도영이도 다시는 안 할 것"이라고 했다.

3위 싸움을 하던 KIA는 마지막에 6위까지 떨어졌다. 박찬호는 지난해와 달리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다. 그는 "단 한 경기뿐일지라도 소중한 경기다. 내년에 어떻게든 가을 야구를 하겠다. 뿐만 아니라 우승까지도 생각할 수 있는 멤버라고 생각. 우승을 바라보고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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