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한국 전기차 시장, 중국산이 독일·미국 제치고 1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중국이 독일·미국을 넘어 한국으로의 전기차 수출 1위 국가로 부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을 낮춘 ‘중국산 테슬라’ 수입이 본격화하고, 중국 현지 업체들의 상용차 판매가 확대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중국발(發) 수입 증가로 전기차의 대(對)중 무역적자도 갈수록 늘고 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26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한국의 전기차 수입액은 약 19억45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독일-중국-미국 순이었다. 다만 최근 들어선 중국에서의 전기차 수입이 부쩍 늘었다. 지난 8월 사상 처음으로 월간 기준 수입 1위를 차지했고,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자리를 지켰다. 특히 10월 중국 전기차 수입액은 1억7170만 달러로 독일(7042만 달러)의 두 배를 훌쩍 넘겼다. 2021년 5위, 지난해 3위를 거쳐 빠른 상승세를 보이는 것이다.

여기엔 중국 상하이의 테슬라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한 모델Y 전기차가 큰 역할을 했다. 9월 이후 상대적으로 저렴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하면서 2000만원 이상 가격을 낮춘 덕에 수입 실적도 빠르게 올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등에 따르면 9월 테슬라의 국내 판매 대수는 4501대로 8월(696대)의 6배 이상이 됐다. 10월엔 2829대로 전월보다 줄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크게 증가했다.

김경진 기자

김경진 기자

또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중국 전기차 업체들도 버스·트럭 등 국내 상용차 시장 공략을 이어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산 전기 화물차 판매 대수는 2300여대에 달한다. 전국에서 운행되는 전기 버스 가운데 BYD(비야디) 등 중국차 비중은 절반에 가깝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1~10월 중국의 자동차 전체 수출 대수는 392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9.7% 늘었다.

장상식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상용차뿐 아니라 승용차도 중국 전기차가 본격 수입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무역수지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대중 전기차 무역적자는 2018년 487만 달러에서 올해 1~10월 5억1322만 달러로 100배 이상 껑충 뛰었다.

이는 자동차 부문의 ‘마이너스’ 행진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4억6600만 달러 수준이던 대중 자동차 무역적자는 올해 10월까지 7억9900만 달러로 늘었다. 한국 무역호(號)가 지난해 10월부터 13개월 연속 대중 무역적자를 지속하는 데 자동차도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의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