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시의 한 주점에서 나체 상태로 흉기를 들고 시민을 위협하다 재판에 넘겨진 남성이 사건 당일 출동 경찰에 3분 만에 제압된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18일 머니투데이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후 10시 30분쯤 영통구의 한 주점에서 40대 남성 A씨는 종업원과 술값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중 “다 죽여버리겠다. 칼을 가지고 오겠다”며 밖으로 뛰쳐나갔다.
A씨는 곧 인근 식당에서 나체 상태로 발견됐다. 그는 “흉기를 내놓으라”며 소리를 질렀고, 주방으로 돌진했다. 손님들은 급히 식당 밖으로 도망쳤지만, 주방 내부에는 종업원 등 여전히 사람들이 있었다.
경기 수원남부경찰서 영통지구대 소속 정한결 경장은 신고를 받고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갔다고 한다. 전신에 문신을 한 나체의 남성이 흉기까지 들고 있는 모습에 깜짝 놀랐지만, 재빠르게 식당 내부로 들어가 상황을 살폈다.
정 경장은 아직 대피하지 못한 직원들을 확인하고 빠른 조처를 결심했다. 당시 A씨는 만취 상태로 욕설을 하고 있었다. 정 경장은 “A씨는 만취 상태였기 때문에 대화로는 해결할 수 없는 고위험군이라고 판단했다”며 “장소도 워낙 협소해 빠르게 피해를 방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테이저건을 꺼내 들고 “칼 버려”라는 1회 경고 후, A씨가 지시에 응하지 않고 다가오자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신속한 상황 판단에 정 경장이 현장에 도착한 지 3분 만에 A씨는 체포됐다.
정 경장이 A씨를 연행해 식당 밖으로 나가자 시민들의 박수갈채가 나왔다고 한다. “수고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는 등의 인사가 이어졌다.
정 경장은 “당시 무서운 마음은 하나도 없었다. 빨리 해결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다”며 “제복을 입으면 나도 모르게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에 (테이저건을 활용한 제압) 훈련도 하고 시뮬레이션도 직접 하면서 공부해왔는데 이런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뿌듯했다. 자녀에게 자랑스럽고 부끄럽지 않은 경찰이 되고 싶다”고 했다.
A씨는 폭행, 특수협박, 공연음란, 재물손괴 등 혐의로 지난 8일 구속기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