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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자동차 빅3 상대로 완승, UAW 다음 타깃은 테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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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미국 자동차 업계에 ‘전미자동차노조(UAW) 후폭풍’이 거세다.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를 상대로 UAW가 사실상 완승을 거둔 이후 다른 업체로 임금 인상, 복지후생 증대 등이 파급되는 것이다.

16일 관련 업계 및 외신 등에 따르면 UAW는 미국 빅3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업계 전반으로 전선을 넓히고 있다. 무엇보다 숀 페인 UAW 회장이 “오는 2028년 협상 테이블에는 빅5 또는 빅6도 함께 앉게 될 것”이라고 선언한 상태다.

UAW가 타깃 1호로 삼는 회사는 테슬라다. 업계 시가총액 1위인 데다,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로 자동차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UAW가 영향력을 이어가기 위한 방안으로 풀이된다.

여태껏 UAW는 테슬라 지부 설립을 수차례 추진했지만, 번번이 좌초된 바 있다. “노조는 불필요한 것”이라며 비(非)노조를 넘어 반(反)노조 정책을 펼쳐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노동관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UAW의 움직임은 보다 구체화하고 있는 양상이다. 블룸버그는 최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에 있는 약 2만 명 규모의 테슬라 공장에는 UAW 조직위원회가 구축돼 있고, 이들이 동료들에게 단체교섭의 장점을 말하며 노조 결성의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까지 UAW 파업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히는 등 민주당의 지지 속에 UAW는 크게 힘을 얻고 있다. 빅3와 파격적인 임금 인상·복지 개선에 합의하자 다른 완성체 업체들도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먼저 UAW의 파업 대상이었던 빅3는 ‘인건비 폭탄’이 떨어졌다. 이번 협상에 따라 시급이 42달러(약 5만4000원)가량으로 오르게 되는데, 독일의 최대 상업은행인 도이체방크는 “향후 4년간 빅3가 부담해야 할 비용이 200억 달러(약 26조원)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UAW에 가입하지 않은 현대차(25%), 토요타(9.2%), 혼다(11%) 등도 이른바 빅3에 준하는 수준으로 줄줄이 임금 인상 방안을 발표했다. 임금을 올려주지 않으면 숙련직 근로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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