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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양 집선 함께 점심/북한 기자들 기습 서울 나들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2면

◎주소들고 전격 방문/대학생들에 평축관련 질문/목걸이 선물받자 김일성배지 “답례”/“임양 석방될것” 즉석 연설도
▷동국대 방문◁
김광일 조선 중앙통신 기자와 중앙방송위원회 소속 김명성·이원덕기자 등 북한 보도진 4명은 12일 오전11시10분쯤 우리측 안내원들과 함께 회담장인 호텔 신라부근을 산책하다 동국대 정문앞에 이르자 학교방문 의사를 밝혀 안내원들이 학교당국과 협의하는 사이에 타고온 승용차 두대를 이용,기습적으로 교문을 통과했다.
이들은 총학생회 사무실에서 30여명의 학생회 간부들과 함께 운영위원회를 열고있던 총학생회 회장 당선자 정우식군(21·철학 3)에게 TV카메라를 들이댄뒤 지난해 열린 「평양축전」에 관한 의견을 질문.
정군은 갑작스런 질문에 한동안 당황한 표정으로 머뭇대다 평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채 『현정권이 내각책임제를 추진해 장기집권 음모를 획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때 사범대 학생회장 당선자 홍정희군(21·국어교육 3)은 『조국은 하나이며 통일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내용의 김형직 사범대생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해 낭독.
그러자 북한 기자들은 다른 학생회 간부들에게도 백지를 나누어주며 북한 학생들에게 보내는 편지 작성을 권유했으나 모두가 머뭇대며 사양.
한 여학생이 「전교조 참교육 목걸이」를 북한 기자 한명에게 걸어주자 이들도 이 여학생에게 김일성 배지를 가슴에 달아주었다.
▷임수경양 집◁
이길성 로동신문부국장(42) 등 북한 기자 5명이 12일 낮12시쯤 서울 평창동 296 임수경양 집에 들어서자 임양의 아버지 임판호씨(57)와 어머니 김정은씨(55),언니 윤경양(25)은 이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북한 기자들과 임양의 가족들은 녹차를 마시며 옥중에 있는 임양의 건강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누다 임양의 가족들이 장만한 불고기·오뎅국·오징어 볶음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임양 가족들은 이들에게 임양의 옥중서한과 항소이유서를 담은 『어머니,하나된 조국에 살고 싶어요』라는 책의 뒷장에 「저자 대신 어머니 김정은」이라고 사인해 선물로 주었으며 북측 기자들은 선물을 전달하지 않았다.
▷외국어대◁
오후1시30분쯤 임양 집을 나선 이길성 로동신문 기자 등 북한기자 5명은 인근 평창파출소장이 잡아준 택시를 타고 오후2시15분쯤 외대에 도착했다. 이들은 곧바로 학생회관 2층 총학생회실로 올라가 정원택 총학생장(23·경제 4)과 인사를 나눈뒤 정군의 안내로 바로 옆에 있는 임수경 후원사업회를 방문.
오후3시쯤 북한 기자들은 인문관 교수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몰려든 학생들과 대화를 나눴으며 외대 총학생장 정군은 학보와 교지·임수경 통일문학상 수상작 모음집 등을 선물로 전하고 『평양 외국어대학과 자매결연을 하려는 우리의 노력을 반드시 북에 전해달라』고 부탁.
로동신문 이길성기자는 교수식당에서의 즉석 연설에서 『여러분이 통일의 꽃 임수경학생의 석방을 위해 노력하는 것을 잘 알고있고 공화국 북반부 청년 학생들의 열렬한 인사를 전한다』며 『평양 김형직 사범대에서 임양에게 졸업증을 수여했고 위대하신 수령님과 경애하는 지도자동지의 배려에 의해 조국통일상도 수여했다. 미국을 끝장내고 조국통일을 이룩하기 위해 회담하러 왔으며 임양을 비롯한 구속인사들은 반드시 석방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하경·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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