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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100보다 현실적…CFE 이니셔티브 본격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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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지난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VTOL(수직 이착륙기·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지난 18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023 국제치안산업대전에 액화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VTOL(수직 이착륙기·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 전시돼 있다. [뉴시스]

정부가 한국 주도의 탄소중립 이행 캠페인 ‘CFE(무탄소에너지) 이니셔티브’를 본격 추진한다. 재생에너지 중심의 글로벌 민간 캠페인 ‘RE100’처럼 체계화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제사회 동참이 숙제로 꼽힌다.

정부는 19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주재한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CFE 이니셔티브 추진계획’을 논의했다. 지난달 윤석열 대통령이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제안한 ‘CF(무탄소) 연합’ 결성의 후속 조치 차원이다. 지난 12일 국내 주요 기업 중심으로 CF 연합 창립총회가 열린 데 이어 정부 차원의 제도 정착에 가속이 붙었다.

전력 생산 과정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에너지엔 태양광·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뿐 아니라 원전·청정수소 등도 포함된다. RE100(사용 전력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 이행이 어려운 국가·기업으로선 선택폭이 넓어지는 대안인 셈이다.

정부가 내놓은 향후 계획엔 우선 기업이 사용한 무탄소 전원 실적을 국제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인증체계 마련, 국제표준화 추진 등이 담겼다. 내년 상반기까지 기업 부담을 줄이는 대신 편의성은 극대화하는 쪽으로 인증체계를 설계하고, 2025년엔 국제표준화기구(ISO 등)에 국제표준을 제안하는 걸 추진한다.

또한 2014년 영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 421개 기업(19일 기준)이 대거 참여 중인 RE100처럼 세부 내용을 체계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가입 요건·인증 기준·연도별 목표·공표 절차 등을 담은 ‘CFE 프로그램’(가칭)을 개발하는 게 핵심이다. 이달 중에 공식 출범할 국내 CF 연합의 외연도 주요 기업·기관 가입 독려를 통해 확장할 계획이다.

이러한 기반 구축과 함께 글로벌 확산 노력도 병행한다. 정부는 주요국 면담 및 국제회의 등에서의 의제화, 글로벌 기업의 CF 연합 동참 유도, 국제공동연구와 개도국 지원 확대 등에 나서기로 했다. 미국·일본·프랑스 등 한국과 비슷한 입장인 국가들과 공조하거나 내년 SMR(소형모듈원자로) 같은 CFE 관련 국제공동연구 규모를 올해 대비 50% 이상 확대하는 식이다. 한덕수 총리는 “CFE 이니셔티브 추진 시 가장 중요한 건 국제적 공감대”라고 밝혔다.

다만 RE100 체계가 각국과 주요 기업에 뿌리내린 상황에서 새로운 CFE 이니셔티브를 ‘대체재’로 국제사회가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구글 등이 앞서 CFE 관련 캠페인을 주도했지만, RE100엔 미치지 못했다. 야당과 환경단체도 원전이 포함된 무탄소 대신 신재생 중심 에너지 정책 추진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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