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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임신부’와 ‘임산부’가 다른 점은 뭘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4면

지난 10월 10일은 임산부의 날이었다. 이에 언론에서는 “인구 절벽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정부에서는 임산부를 위한 정책들을 발표했다” “임산부 배우자의 출산휴가를 늘리는 법 개정이 진행 중이다” 등과 같은 기사가 쏟아졌다.

‘임산부(妊産婦)’라 하면 많이 이가 배가 둥그렇게 부른 여성을 떠올릴 듯하다. 그러나 ‘임산부’는 아이를 밴 여자인 ‘임부(妊婦)’와 아이를 갓 낳은 여자인 ‘산부(産婦)’를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

‘임부’를 의미하는 동음이의어로는 ‘임신부’가 있다. ‘임산부’가 ‘임부’와 ‘산부’를 모두 아우르는 말이기 때문에 보통 ‘임신부’와 ‘임산부’를 가리지 않고 ‘임산부’로 쓰는 경우가 흔하다.

그런데 간혹 ‘임산부’가 어울리지 않는 상황에도 ‘임신부’가 아닌 ‘임산부’로 틀리게 쓰는 경우가 있다. ‘임신부’와 ‘임산부’는 같은 의미의 단어가 아니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임산부가 담배를 피우면 태아에게 해롭다”와 같은 예문을 보자. 태아는 임부의 배 속에 있는 아기를 의미하므로, 위 예문에서는 ‘임산부’가 아닌 ‘임신부’가 더 적확한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임산부가 항생제를 남용하면 태아에게 좋지 않다”에서도 ‘임신부’로 고쳐 써야 바른 표현이 된다.

“아이를 갓 출산한 임신부가 숨을 헐떡였다”에서는 이미 아이를 출산한 직후의 산모를 나타내므로 ‘임산부’로 고쳐 써야 자연스러운 문장이 된다.

정리하자면 ‘임부’와 ‘산부’를 합쳐 부를 땐 ‘임산부’, 임신한 상태의 여자는 ‘임신부’라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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