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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은 “우리 안의 작은 차이 넘자”…홍익표는 “당 도움 안 되면 무공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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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단식 회복치료 병원에서 퇴원하자마자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섰다. 이 대표는 “보복과 갈등으로 점철된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대화하고, 인정하고, 국가가 가진 모든 역량이 사적 이익이 아니라 오로지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쓰여지게 하자”며 “그 첫 출발이 바로 이번 강서구청장 선거”라고 말했다.

지난 7일 유세에 동참하려다 의료진 만류로 취소했던 이 대표는 이날 21일 만의 퇴원 직후 강서구 발산역으로 향했다. 지팡이를 짚고 단상에 올라 진 후보의 손을 번쩍 맞잡아 든 이 대표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분연히 떨쳐 일어나 나라를 구한 것은 언제나 백성이었고 국민”이라며 “지금도 바로 국민 여러분, 강서구민 여러분이 나설 때”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앞에 거대한 장벽이 놓여 있다. 장벽의 두께와 높이가 점점 커지고 있다”며 “우리가 좌절하지 않고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서서 함께 손잡고 반드시 넘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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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에선 이 대표가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자”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에 주목한다. 이 대표가 당내 갈등을 진화하려 할 때 자주 써 온 표현인데, 전날(8일) 홍익표 원내대표가 “당에 도움이 안 되는 사람한테 공천을 줄 수 없다”고 언급해 긴장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온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MBN ‘시사스페셜’에서 “당 대표 사퇴라든지 지도부 해체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면서 당에 부담을 주는 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 상호 인신공격이나 모욕적인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것도 잘못됐다”며 “원내대표로서 제가 가진 권한을 갖고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표에 대한 공천 불이익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비명계 의원은 “그럼 친명계의 원색적 비난은 당에 도움이 되는 건가. 원내대표가 공천권 운운하는 건 오히려 당의 분열을 조장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 퇴원과 맞물려 나온 홍 원내대표 발언이 ‘투트랙 전략’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재선 의원은 “원내대표 발언은 (친명·비명) 양쪽 모두를 겨냥한 메시지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이 대표는 생각보다 굉장히 냉정한 사람”이라며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선거를 위해 필요한 행보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선거 결과에 따라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거나 책임을 면하려는 “보여주기식·명분쌓기용 행보”라며 “민주당 후보에게 최대 악재로 남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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