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낙후된 골목시장 누비며 “화곡을 마곡으로 만들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뉴시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왼쪽)와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가 지난 8일 서울 강서구 남부골목시장에서 유세하고 있다. [뉴시스]

“집권당 대표가 보증하는 김태우의 숙원! 화곡이 마곡이 되고, 빌라가 아파트가 됩니다!”

지난 8일 오후 3시, 서울 화곡동 남부골목시장을 구석구석 누빈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는 시장을 떠나기 전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외쳤다. 강서구에서 상대적으로 낙후된 화곡동을 신도시급으로 발전한 마곡동처럼 만들겠다는 구호였다. “기호 2번 김태우를 뽑아주시면 여러분의 오래된 빌라, 오래된 주택을 모두 새 아파트로 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지원 유세를 나와 김 후보 곁을 지키던 김기현 대표와 박성민 사무부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도 “빌라를 아파트로! 구청장을 김태우로!”를 함께 외쳤다.

관련기사

“윤석열 정부 심판”을 외치고 있는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에 반해 김 후보는 철저히 ‘강서구 발전론’을 내세우고 있다. ‘중앙정부(윤석열 대통령)-서울시(오세훈 서울시장)-강서구(김태우 후보)’를 하나로 엮는 ‘힘 있는 여당 구청장’이 강서구 발전을 뒷받침한다는 논리다. 김태우 후보를 동행 취재할 때도 가장 많이 나오는 구호는 “힘 있는”이었다. 시장 구석구석을 돌며 “재개발·재건축 열심히 잘하겠습니다. 2번입니다”라고 외친 김 대표는 유세차에 올라서도 “강서가 서울의 가장 잘사는 구가 될 수 있도록 김태우, 집권여당의 힘 있는 후보를 꼭 뽑아주십시오”라고 외쳤다.

김 후보는 김 대표 등과 함께 떡집, 빵집, 방앗간, 청과점 등 가게를 돌면서도 재개발·재건축을 강조했다. 김 대표가 먼저 “주변이 빨리 재개발되면 시장이 싹 살아난다. 재개발·재건축을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면 김 후보가 “기호 2번”이라며 연신 고개를 숙이는 식이었다. 시장 상인들은 김 후보 일행에게 간식을 쥐여주면서 “나중에 구청장 돼서 갚으라”며 응원했다.

선거 초반 불리한 판세를 역전시키려는 김 후보는 막판 지지층 결집에도 힘을 쏟았다. 평일에 실시되는 보궐선거인 만큼 국민의힘은 보수 성향의 유권자를 최대한 투표장으로 가도록 하기 위해 경로당, 부녀회 등을 방문하는 일정을 늘렸다. 일요일인 8일 김 후보는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김 대표와 함께 화곡동에 있는 ‘치유하는 교회’ 오전 10시 예배에 참석했다. 1시간30분가량 진행된 예배 동안 김 후보와 김 대표는 별다른 발언 없이 조용히 기도에 집중했다고 한다. 김 후보 측 관계자는 “선거가 촉박한 상황에서도 예정된 차량 유세 일정을 조정하고 예배를 다 마쳤다”고 말했다.

애초 이번 보궐선거는 구청장이던 김 후보의 자격 상실로 치러지게 된 만큼 야권은 이 지점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예배를 마친 김 후보를 잠시 만났다.

출마 때부터 논란이 많았다.
“지난해 6·1 지방선거에서 당선될 때 이미 1심 유죄를 받은 게 널리 알려진 상태였지만 당선됐다. 강서구 주민에게 은혜를 받은 것이다. 이번에도 ‘김태우는 열심히 일했는데 왜 저렇게 됐느냐’는 여론이 생겨서 윤 대통령께서 (사면·복권) 결단을 내렸다. 저는 두 번이나 (강서구 주민에게) 은혜를 입었다.”
전국적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나.
“아니다. 부담이 아닌 큰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윤 대통령과의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오늘(8일)도 김기현 대표와 같이 오지 않았나? 김 대표가 늘 (유세 현장에) 방문해서 제가 당선되면 윤 대통령과 확실히 소통된다는 걸 확인해 주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