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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기업, 러시아 바그너 그룹에 정찰위성 2대 판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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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11월 15일 중국 윈쩌과기와 러시아 니카 푸루트가 정찰위성과 정보 서비스를 거래한 계약서. AFP=연합뉴스

지난 2022년 11월 15일 중국 윈쩌과기와 러시아 니카 푸루트가 정찰위성과 정보 서비스를 거래한 계약서. AFP=연합뉴스

러시아의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이 지난 2022년 중국의 위성서비스 회사와 정찰위성 2대 맟 위성 이미지를 구매하는 계약을 맺고 정보 수집 능력을 강화했다고 AFP통신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영어와 러시아어로 작성된 해당 계약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약 9개월이 지난 2022년 11월 15일 체결됐다. 바그너 그룹은 당시 프리고진의 지휘 아래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계약서는 베이징의 윈쩌(雲澤)과기유한공사가 중국의 상업위성 서비스회사인 창광(長光) 위성기술공사(CGST)의 고해상도 정찰 위성인 지린(吉林·JL)-1 가오펀(高分·GF)03D 12와 JL-1 GF03D 13 두 대를 니카푸루트(Nika-Frut)에 판매했다고 나와 있다. 니카푸루트는 프리고진의 소유로 알려진 회사다. 계약 금액은 3000만 달러(약 404억원)로 위성 자체와 부가 서비스 비용을 포함한다. 계약은 지금도 여전히 유효한 상태다. 가오펀 정찰 위성은 지상 535㎞ 궤도를 돌며 75㎝ 해상도의 위성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유럽의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계약에는 위성 이미지 제공을 규정한 조항도 포함됐다. 바그너는 또 계약에서 올해 5월 말 촬영한 러시아 영토의 위성 사진도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이미지는 바그너가 6월 반란 기간 점령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모스크바에 이르는 구간을 포함한다. 다만 AFP는 계약서 안에 바그너가 러시아 영토의 위성 사진까지 구매했다는 내용은 확인되지 않는다며 프리고진 반란과 중국산 위성 이미지의 관련성 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보도했다.

창광위성의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14년 12월 1일 설립된 중국 최초의 상업 정찰위성 기업이다. 주 사업 분야는 위성 관측 시스템 및 설비 연구개발 등 서비스다. 주요 주주는 지린성 정부, 중국과학원 창춘광학정밀기계 및 물리연구소, 사회자본 등이며 자본금은 19억7000만 위안(3637억원) 규모다.

미국 코넬대의 그레고리 팔코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바그너 그룹이 중국 기술을 구입해 사용한 건 러시아의 위성 기술이 정찰 분야에서 한계가 있음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이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이라고 지적했다.

AFP는 해당 계약서의 진위를 중국 외교부에 문의했으나 “해당 상황을 알지 못한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는 또 “중국은 신중하고 책임 있는 태도로 수출 관련 문제를 처리하며, 중국의 정책, 법률, 국제 의무를 엄격히 준수한다”고 답했다고 AFP는 전했다.

바그너와 창광위성의 거래를 중개한 윈쩌과기는 올해 2월 미국 상무부의 제재 명단에 포함된 중국의 방산기술 판매를 대행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미국 상무부는 당시 “러시아의 군사 및 국방공업기지를 위해 커다란 기여를 했다”며 “미국 국가안보 및 외교 정책상의 이익에 위배되는 활동을 했다”고 제재 이유를 밝혔다.

지난 1일 러시아의 용병조직 바그너의 수장이었던 프리고진의 사망 40일을 맞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 마련된 그의 비공식 추모시설에 화환이 놓여있다.  EPA

지난 1일 러시아의 용병조직 바그너의 수장이었던 프리고진의 사망 40일을 맞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 인근에 마련된 그의 비공식 추모시설에 화환이 놓여있다. EPA

중국 지도부는 반란을 미리 알았을까

AFP는 또 현재 중국 최고지도층이 바그너 조직이 군사반란 전 러시아 영토의 위성사진에 흥미를 가졌다는 사실을 인지했는 지는 알수 없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한 우주전문가는 창광위성이 판매하는 민감한 문제는 실시간으로 중국 최고위 당국에 전달되는 것이 “분명하다”며 사전 인지 가능성을 제기했다.

반면 프랑스의 중국 전문가 폴 샤론은 “외부에서는 중국의 중앙집권 수준을 과대평가하고 있다”며 “모든 작전은 지도자, 행정기관, 같은 행정기관 내 부처 사이에서 벌어지는 내부 경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바그너의 반란 전에 프리고진의 의도를 중국이 알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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