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해치려 서울 왔다" 강남서 여중생에 흉기 휘두른 10대

서울 서초경찰서는 살인미수, 특수상해 등 혐의로 미성년자 10대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일 밝혔다.. 뉴스1

추석 연휴기간에 서울 강남에서 여중생을 겨냥한 흉기 난동 사건이 벌어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2일 처음 보는 여중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려 한 혐의(살인미수·특수상해 등)로 10대 A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미성년자인 A군은 전날(1일) 오후 6시 10분쯤 서울 양재동의 한 산책로에서 여중생 2명을 협박한 뒤 흉기를 휘두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범행에 저항하던 과정에서 여중생 1명은 손가락을 다쳤지만,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경남 창원에 거주하던 A군은 지난 1일 오전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도착했다. 고속버스에서 내린 A군은 시내버스로 갈아타고 범행 장소인 양재동 근처에서 하차한 뒤 피해자들의 뒤를 쫓았다. 이어 A군이 흉기를 꺼내 피해 여중생들을 위협하자 피해자들은 A군의 범행을 제지했다. 이후 A군이 도주했다. 피해자들은 즉각 경찰에 범행을 신고했다.

범행이 벌어진 장소에는 폐쇄회로(CC)TV가 없었던 탓에 경찰은 피해자 진술을 토대로 우선 A군의 인상착의를 파악했다. 이어 인근 CCTV를 뒤져 A군으로 추정되는 인물을 특정해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이후 20여분 만에 A군을 범행이 일어난 산책로 인근 놀이터에서 붙잡았다. 체포 당시 현장에서는 식칼 등 흉기 3점과 망치가 발견됐다.

경찰은 창원에서 함께 거주하는 A군 부모를 불러 부모 입회하에 A군을 조사했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누구든 해치겠다”는 취지로 상경했다고 진술했다. 체포될 당시 가지고 있었던 흉기와 망치 등은 일주일 전 부산의 한 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고 털어놨다. A군은 학교 생활 적응 문제 등으로 자퇴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살해 의사가 있었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기 때문에 A군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찬규 기자 lee.chank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