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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재명 대리전?…"사실상 D-6" 강서구청장 보선 변수 셋

중앙일보

입력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진교훈(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나서는 진교훈(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21일 서울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후보 등록을 마치고 소감을 밝히고 있다. 뉴스1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보름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서울 강서구 김태우 강서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선거대책회의를 열고 “강서구의 ‘폭풍 발전’을 집권여당 국민의힘이 김태우와 함께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김 대표는 권영세·안철수 의원과 나경원 전 의원에게 선대위 상임고문 위촉장도 수여했다. 명예선대위원장으로 합류한 5선 정우택·정진석 의원도 위촉장을 받았다. 구청장 선대위에 중진급이 5명이나 활동하게 된 셈이다.

이날 홍익표 원내대표 선출을 통해 지도부를 정비한 더불어민주당은 27일부터는 진교훈 강서구청장 후보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그러면서 ‘매머드급’ 여당 선대위엔 날을 세웠다. 강선우 대변인은 “(선대위) 여당 의원들은 잘못된 김 후보 공천을 정당화하려는 총알받이에 불과하다”고 했다.

선거전이 순식간에 불붙은 건 실질적인 선거운동 기간이 일주일 남짓 남은 것과 관련이 깊다. 여권 관계자는 “10월 11일 선거일까지 보름이 남았지만 추석 명절과 한글날 연휴, 유권자가 외부로 많이 나가는 주말을 제외하면 실제 선거 기간은 6일 정도”라며 “단기전에 총력을 다하는 것”이라고 했다.

①“투표율 높으면 野 유리” vs “보수층 결집시 승부 예측 어려워”

여야는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이 결과를 좌우할 변수라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궐선거는 유권자 관심이 덜한 데다가 선거일이 수요일로 평일이어서 투표율은 지난해 6월 강서구청장 선거 당시 51.7%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치적 관심이 큰 선거여서 투표율이 높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배철호 리얼미터 수석전문위원은 “강서구는 야권 지지자가 많아 투표율이 높으면 야당 후보가 유리할 수 있다”며 “다만 여당이 보수층을 투표장으로 많이 끌어낸다면 승부는 예측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26일 강서구 대방건설 빌딩 내 김태우 후보 캠프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위촉식에서 김기현 대표가 김 후보와 포옹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 김 대표, 김 후보, 윤재옥 원내대표,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인 정우택 의원. 연합뉴스

26일 강서구 대방건설 빌딩 내 김태우 후보 캠프에서 열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선대위 위촉식에서 김기현 대표가 김 후보와 포옹을 하고 있다. 왼쪽 두번째부터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진석 의원, 김 대표, 김 후보, 윤재옥 원내대표, 명예 공동선대위원장인 정우택 의원. 연합뉴스

이를 위해 여권은 보수적 유권자가 많은 노령층이나 소상공인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 111명 전원은 강서구 동별로 조를 짜서 지원유세를 다니기로 했다.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라디오에서 “강서구에서 국민의힘이 조직력에서 열세다 보니, 지역민의 투표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반면에 민주당은 강서구 국회의원 3명 전원(한정애·진성준·강선우)이 나서 조직표를 결집시키고 있다. 또 지역·연령별 맞춤형 공약을 통해 중도층도 끌어안는다는 전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강서구에서 민주당 조직표는 수만명 수준이어서 이들만 투표장에 이끌어내면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②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깊어지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 대리전 양상도 관전 포인트다. 여야 후보 모두 윤 대통령과 이 대표를 내세워 상대를 적극 비판하고 있다. 김태우 후보는 26일 선대위회의에서 진교훈 후보를 “구속기로에 있는 이 대표가 공천한 후보”라고 저격했다. 진 후보는 전날 MBC 라디오에서 “윤 대통령이 유죄 확정 불과 3개월 만에 김 후보를 사면한 것은 문제”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가 22일 녹색병원에서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진교훈 후보가 22일 녹색병원에서 병상 단식 중인 이재명 대표를 만나 면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두 사람은 ‘윤심’과 ‘이심’도 강조하고 있다. 김 후보가 자신을 ‘윤심에 따라 지역을 발전시킬 후보’라고 내세운 반면 진 후보는 지난 22일 단식으로 녹색병원에 입원 중이던 이 대표를 문병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가 자기 잘못을 돌아볼 수 있게 반드시 이번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고 말하며 진 후보를 지원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이번 선거가 내년 4·10 총선의 바로미터 성격이다보니 ‘정권심판론’과 ‘야당심판론’이 강하게 맞부닥치는 것”이라며 “선거가 다가올수록 ‘윤석열 대 이재명’ 대리전 양상은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③충청ㆍ호남 향우회

이런 가운데 강서구 유권자 약 50만명 중 다수를 차지하는 충청·호남 연고 유권자의 행보에도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국민의힘 강서을 당협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26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강서구 유권자 중 충청 연고자는 약 31%, 호남 연고자는 약 33% 정도일 것”이라며 “이들의 표심에 따라 선거 판세가 정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선대위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안철수 의원이 김태우 후보와 위촉장을 함께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대표, 안 의원, 김 후보,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 안철수 의원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민의힘 선대위의 상임고문으로 위촉된 안철수 의원이 김태우 후보와 위촉장을 함께 들고 있다. 왼쪽부터 김기현 대표, 안 의원, 김 후보, 윤재옥 원내대표. 사진 안철수 의원실

국민의힘이 충청에 지역구를 둔 정진석(공주·부여·청양)·정우택(청주 상당) 의원을 명예선대위원장으로 위촉한 것도 충청 표심을 고려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또 천안 소재 단국대 의대와 대전 소재 카이스트에서 교수를 지낸 적 있는 안철수 의원을 선대위에 합류시킨 것도 비슷한 이유라는 관측이다.

그러자 야권에서도 충북 단양 출신인 한정애 의원과 전북 전주 출신인 진성준 의원을 앞세워 충청·호남 민심 잡기에 나섰다. 민주당 관계자는 “호남 연고 유권자가 ‘정권심판론’에 반응해 대거 투표장에 나서면 그동안 관조하던 충청 민심도 움직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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