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데뷔 15년, 국민 여동생은 국민 가수 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4면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콘서트와 팬미팅이 섞인 형식의 팬콘서트를 처음으로 열었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콘서트와 팬미팅이 섞인 형식의 팬콘서트를 처음으로 열었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가장 아이유다운 아이유.’

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렸던 아이유(이지은·30) 팬 콘서트의 드레스 코드다. 공연 시작을 한참 앞둔 시간부터 공연장 주변은 각양각색의 아이유들로 북적였다. 화려하고 재치있는 ‘무대 위 스타’부터 수수하고 자연스러운 ‘청춘 이지은’까지, 이 모든 이미지가 모여 ‘아이유다움’이 완성됐다.

이번 공연은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데뷔 후 처음 여는 팬 콘서트였다. 아이유는 초기 단계부터 팬들을 위한 기획에 직접 참여했다고 한다. 앞서 팬클럽을 대상으로 한 선예매부터 전석 매진됐고, 35만 명이 예매를 위해 동시 접속하는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콘서트와 팬미팅이 섞인 형식의 팬콘서트를 처음으로 열었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올해로 데뷔 15주년을 맞은 아이유가 지난 23~24일 서울 송파구 KSPO돔에서 콘서트와 팬미팅이 섞인 형식의 팬콘서트를 처음으로 열었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는 ‘블루밍’(Blueming), ‘밤편지’ 등 히트곡을 연이어 부르고 팬들을 위한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콘서트와 팬미팅이 절반씩 섞인 형태로 팬 콘서트를 진행했다. 쉬지 않고 15년을 달려온 아이유의 행보엔 늘 팬이 있었다. 그는 지난 18일 공식 팬클럽명 ‘유애나’와 자신의 이름이 합쳐진 ‘아이유애나’의 이름으로 의료 및 복지 취약계층에 총 3억원을 기부했다. “팬들에게 값진 사랑을 받은 만큼 주위에도 함께 나누고 싶고, 또 (이 기부가) 누군가에게 작은 변화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믿는다”는 메시지를 함께 전했다. 또 지난 7월 21일부터 한 달간 서울 성동구 갤러리아 포레 더 서울라이티움에서 미디어아트 전시 ‘순간,(Moment,)’을 열고, 팬들과 그간 함께한 순간을 나눴다.

정민재 대중음악평론가는 “젊은 세대, 특히 (아이유와 나이가 비슷한) 90년대생들은 아이유의 음악을 내 인생의 사운드트랙처럼 들으면서 자란 세대”라고 짚었다.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그의 강점은 나이에 맞는 작품을 꾸준하게 내놓는다는 점”이라면서 “워낙 어렸을 때부터 활동했음에도 그때부터 지금까지 한 살씩 나이를 먹어가며 느낀 감정과 생각을 노래에 세심하게 반영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7월에는 한 달 동안 미디어아트 전시 ‘순간,’을 열고, 팬들과 그간 함께한 순간을 나눴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지난 7월에는 한 달 동안 미디어아트 전시 ‘순간,’을 열고, 팬들과 그간 함께한 순간을 나눴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2010년 발표한 곡 ‘좋은 날’이 흥행에 성공하며 ‘국민 여동생’ 수식어를 얻게 된 아이유는 2015년 발매한 미니 4집 ‘채셔’(CHAT-SHIRE)를 시작으로 직접 작사·작곡 및 앨범 프로듀싱을 맡으며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했다. 당시 타이틀곡 ‘스물셋’에 여러 자아와 생각들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20대 초반 모습을 담았다.

2년 뒤 발매한 정규 4집의 타이틀곡 ‘팔레트’를 통해선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이라는 가사처럼 차분하게 스스로에 대해 탐구하는 20대 중반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로부터 4년 뒤 정규 5집으로 돌아온 그는 타이틀곡 ‘라일락’에서 20대의 끝을 “하이얀 우리 봄날의 climax(클라이맥스)”로 표현하며 멋지게 추억하자고 외친다.

지난 7월에는 한 달 동안 미디어아트 전시 ‘순간,’을 열고, 팬들과 그간 함께한 순간을 나눴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지난 7월에는 한 달 동안 미디어아트 전시 ‘순간,’을 열고, 팬들과 그간 함께한 순간을 나눴다. [사진 EDAM엔터테인먼트]

아이유의 노래는 ‘반짝 인기’에 그치기보다는 일상과 삶에 스며드는 특성을 보인다. 음원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이유다. 김진우 써클차트 수석연구위원은 “차트에서 오랫동안 머무르는 ‘롱런(long-run) 곡’은 살짝 내려갔다 다시 올라오기를 반복한다”며 “‘금요일에 만나요’(2013)는 발매 후 3년간 금요일마다 이용량이 증가해 100위권 차트에 계속해서 재진입했고, ‘봄 사랑 벚꽃 말고’(2014)는 최근 2~3년간 ‘벚꽃엔딩’(장범준)을 능가할 정도로 봄철마다 순위가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롱런 가수’로서 아이유의 또 하나의 강점은 세대 통합이다. 김 위원은 “아이유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대중형 가수”라면서 “아이돌 등 팬덤형 가수들은 주로 10~20대 특정 연령대만 음악을 소비하지만, 대중형 가수는 포용하는 연령의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어 쉽게 차트에서 빠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덕배, 산울림, 양희은, 김건모, 김완선 등 한국 대중 가요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선배 가수들의 곡을 리메이크한 ‘꽃갈피’ 앨범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젊은 층은 물론 원곡을 익히 들어왔던 중장년층에게도 뜨거운 반응을 얻었고, 대중 가수로서 세대를 아우르는 영리한 접근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치열했던 20대를 보내고, 15주년과 함께 30대를 맞이한 아이유는 새로운 앨범을 준비 중이다. 최근 한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아이유는 “항상 큰 공백기 없이 앨범을 내왔던 것에 비하면 이번에 2년 정도 개인 앨범이 없었다”면서 “지금 작업물이 속속 나오고 있는데 정말 마음에 든다. 다음 앨범은 ‘욕망’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