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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수장들의 추석은 ‘워킹 홀리데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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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기업인들에게 추석 명절은 연휴인 동시에 본격적으로 ‘내년 살림’을 고민해야 하는 기간이다. 특히 최근엔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와 중국의 경기 부진, 유가 상승세가 겹치면서 애초 기대했던 ‘상저하고’ 경기 가능성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이에 재계의 수장들도 엿새간의 연휴 동안 해외로 출장을 떠나거나 기존 사업과 조직을 재구성하는 ‘워킹 홀리데이’를 보낼 예정이다. 특히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 선정이 두 달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해외 곳곳에서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설득하며 사업 기회까지 얻는 ‘두 마리 토끼 잡기’를 노릴 것으로 보인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추석 연휴 기간 해외 사업장 방문에 나선다. 이 회장은 그동안에도 명절 연휴 기간이면 글로벌 행보에 나서 현지 사업을 챙겨왔다. 이번에도 해외 출장을 통해 현지 사업을 점검하고 직원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대한상공회의소 회장)도 연휴 후반부에 해외 출장길에 나선다. 그는 부산엑스포 민간유치위원장을 겸직하면서 어느 기업인보다 유치 활동에 적극적이다. 최 회장은 오는 11월 28일(현지시간) 엑스포 개최지 선정 투표 전까지 회원국들을 돌며 ‘한 표’를 부탁하고 있다. 그는 매년 추석 이후 열리는 SK그룹 ‘최고경영자(CEO) 세미나’도 내달 16~18일 파리에서 열기로 했다.

최근 인도네시아와 미국 등을 다녀온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국내에 머물며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기아 EV5 등 전기차의 하반기 해외 시장 출시 등 현안을 살필 것으로 보인다. 또 전기차가 자율주행 기술과 결합하면서 미국 등 해외 정보기술(IT) 기업들과의 협업 논의가 부쩍 늘어나는 등 사업 전반의 변화 구상에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는 26일 열릴 예정인 ‘LG 사장단 워크숍’에서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논의한다. 구 회장이 지난해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만큼, 미래 사업으로 꼽은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사업의 진척 상황과 전략 보완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 추석에도 한국과 일본의 사업장을 오가며 ‘셔틀 경영’을 이어간다. 특히 롯데는 엑스포 후보지인 부산에 롯데월드를 비롯해 건설·제과 등 주요 계열사의 생산 시설이 있어, 신 회장도 엑스포 유치에 남다른 의지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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