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中 지표 회복 영향, 유가 또 최고치…주요 IB “100달러 넘을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국제유가가 또 연중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전날보다 0.78% 오른 배럴당 91.48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90달러를 돌파한 뒤 연중 최고치를 다시 경신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도 전 거래일 대비 0.53% 오른 배럴당 94.43달러로 마감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글로벌 원유 공급 차질 우려가 높아진 이유가 크다.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지난 7월부터 시작한 하루 100만 배럴 자발적 감산을 12월까지 연장하기로 선언한 이후 국제유가는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러시아까지 연말까지 원유 수출을 하루 30만 배럴 줄이기로 하면서 감산에 동참했다.

신재민 기자

신재민 기자

중국의 부진한 수요가 공급 부족을 상쇄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지만,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 지표가 기대를 꺾었다. 8월 기준 중국 산업생산과 소비지출이 시장 전망치를 훌쩍 웃돌면서 원유 수급 우려는 확산하고 있다.

KCM트레이드의 팀 워터러 연구원은 “중국의 거시 경제 지표 중 일부에서 회복 조짐이 보이면서 유가가 상승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기술적 지표들이 약간 과도하게 움직인 것으로 보이지만, 공급 측면에서 감산 지속은 당분간 유가의 하방 움직임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초 부진이 예상됐던 미국 경제가 양호한 경제 지표를 보이고 있는 점도 석유 수요 확대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씨티그룹·뱅크오브아메리카·USB 등 주요 투자은행(IB)은 유가가 올해 안에 심리적 저항선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미국 등 주요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CNBC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경제활동을 재개하고 사우디 감산이 지속하면서 유가가 상승했다”며 “(유가는) 안정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상황을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상승 일시적" 분석도 

국제유가 상승세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 앞으로 다가온 미국 연방준비위원회(Fed) 정례회의(FOMC)에서는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지만, 11월에는 추가 인상 압박이 커지는 등 Fed가 긴축 기조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현재의 국제 유가 상승세가 일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그룹은 "국제유가가 잠시 100달러 이상에서 거래될 수 있다"면서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이외의 국가인 미국과 브라질 등에서 공급이 늘어날 수 있고 이는 현재의 공급 부족을 완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석업체 세밥의 한 분석가도 “브렌트유가 배럴당 110~120달러까지 오르면 석유제품 수요는 더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며 “그런 가격 수준은 과도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