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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중도하차, 몸값 5억 달러 물건너가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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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오타니가 결국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토미존 수술을 받기로 해 내년까지는 투타 겸업도 불가능하다. 사상 최초의 FA 계약 총액 5억 달러 돌파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AP=연합뉴스]

오타니가 결국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토미존 수술을 받기로 해 내년까지는 투타 겸업도 불가능하다. 사상 최초의 FA 계약 총액 5억 달러 돌파 전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 최고 스타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가 부상으로 주저앉았다. 올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전매특허인 ‘이도류’ 활약은 내년까지 볼 수 없다.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에서 체결할 초대형 FA 계약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페리 미내시언 LA 에인절스 단장은 1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타니가 오른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일단 올 시즌은 여기서 마무리한다”면서 “오타니는 다음을 기약하며 팔꿈치 수술을 받기로 했다. 인대접합 수술(토미존 수술)이 될지, 다른 방식의 수술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지난달 24일 오른쪽 팔꿈치 인대 손상 진단을 받고 등판을 멈췄다. 이달 5일에는 타격 훈련 도중 오른쪽 옆구리 근육에 통증이 발생해 타자로도 11경기 연속 나서지 못했다. 투수로도 타자로도 경기에 나설 수 없게 되자 이때를 빌려 가장 큰 골칫거리인 팔꿈치 치료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오타니는 고교 시절부터 투수와 타자로 모두 활약하며 이름을 알렸다. 2013년 니혼햄 파이터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NPB) 무대에 데뷔한 이후 시속 150㎞대의 강속구와 화끈한 장타로 인기 몰이를 했다. 투타를 넘나들며 수준급 활약을 선보이는 독보적 스타일을 앞세워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2021년에는 아메리칸리그 MVP를 수상하며 톱클래스 메이저리거로 공인 받았다.

그러나 투타를 겸업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체력적 부담이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경력만큼이나 부상 이력도 화려했다. 2016년 10월 일본시리즈 도중 오른쪽 발목을 다쳐 이듬해 3월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뛰지 못했다. 2017년 4월에는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4주간 결장했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2018년 10월 오른쪽 팔꿈치 토미존 수술을 받아 이듬해 한 경기도 던지지 못했다. 2020년 복귀해 ‘완성형 이도류’로 명성을 떨쳤지만 최근 다시 팔꿈치 인대가 파열돼 투타 겸업이 어려워졌다.

오타니 부상 일지

오타니 부상 일지

최대 관심사는 역시나 향후 몸값이다. 오타니는 올 시즌이 끝나면 FA가 된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최초로 5억달러(6660억원)의 벽을 뛰어넘을 선수로 기대를 모았지만 팔꿈치 수술이 변수로 떠올랐다. 최소 내년까지는 등판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다행스러운 건 타자로는 조기 복귀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오타니의 에이전트 네즈 발레로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에는 타자 역할에 전념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투수로서 오타니의 미래가 불투명한 것과 별개로 타자로는 더 많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6년간 함께한 에인절스와의 동행 가능성은 낮다. 오타니는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바라볼 수 있는 강팀을 찾고 있다. 에인절스는 지난 8년간 가을야구 초청장을 받지 못했다. 오타니가 동료들 몰래 라커룸에서 짐을 뺀 사실까지 밝혀지며 결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뉴욕포스트는 “텅 빈 오타니의 라커룸은 에인절스와의 관계가 끝났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타니는 1900년대 초 투수와 타자를 겸하며 전설적인 기록을 남긴 베이브 루스 이후 최고의 이도류 선수다. 그러나 팔꿈치 부상 재발로 위기를 맞았다. MLB닷컴은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한 시즌이 끝났다”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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