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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비급여 처방 절반 이상…2위 여드름치료제, 1위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한 의료진이 비대면진료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뉴스1

한 의료진이 비대면진료를 시연하고 있는 모습. 뉴스1

지난 석 달 동안 이뤄진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에서 비급여 의약품 처방이 절반 이상이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비급여 의약품 중에서도 사후피임약 처방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비대면 진료 3개월 보니…비급여 절반 이상 

대한약사회는 13일 이같은 내용의 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약사 회원 1142명을 대상으로 지난 2~5일 설문 방식으로 진행됐다. 비대면진료 시범 사업은 지난 6월 1일부터 8월 31일까지 이뤄졌다. 비급여 의약품은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전액 부담하는 항목을 뜻한다.

사진 대한약사회

사진 대한약사회

비급여의약품 처방 질환(중복 응답 가능)을 살펴보면 사후피임약(34.6%)이 가장 많은 처방이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여드름 치료제(24.7%)와 탈모 치료제(22.2%), 기타(11.4%)가 그 뒤를 이었다. 비만 치료제는 7.1%였다.

조사에 응한 약사들은 비대면 진료에 대한 어려움을 묻는 항목에는 “처방전 진위를 확인하기 어렵다”(30.3%)고 가장 많이 답했다. “환자 본인 확인이나 사전 상담 등 행정업무가 늘어났다”(27.6%)는 의견이 다음이었다. 제도화 과정에서 우려되는 점으로는 ▶약 배달 확대(25.6%) ▶민간 플랫폼에 마케팅 허용(24.9%) ▶여드름·탈모 등 고위험 비급여약 처방 허용(19.0%)이 차례로 꼽혔다.

시범사업 기간 현장에서 체감하는 비대면 진료 참여는 많지 않았다. 비대면 진료를 통한 처방전을 받아봤는지 물었더니 ‘없다’고 답한 비율은 39.1%였다. ‘월 15건 이하’는 53.6%였다. 이 둘을 합치면 92.7%에 이른다. 김대원 대한약사회 부회장은 “비대면 진료가 이제 첫발을 뗀 점을 고려할 때 적어도 6개월 이상은 더 관찰해야 할 것”이라며 “약 배달 확대나 민간 플랫폼 업체의 과도한 마케팅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을 입법화 논의 과정에 충분히 반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청회 14일 개최…초진 허용 범위 논의될 듯 

보건복지부는 비대면 진료 초진(첫 진료)을 야간·휴일·연휴에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는 재진이 원칙이다. 섬·벽지 등 예외적인 초진 가능 지역도 전국 의료 취약지로 확대하는 방안도 살펴보고 있다. “초진 제한에 따라 제도의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에 따라서다.

복지부는 오는 14일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공청회를 서울 마포구 가든호텔에서 열고 각 관계자의 의견을 듣기로 했다. 비대면 진료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업계 1위 업체마저 초진 제한 방침에 따라 사업 방향을 전환했다. 환자를 위한 정책 방향이 고민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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