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위협 후 도주한 람보르기니 30대…"롤스로이스男 모른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 인도에 홍모(30)씨가 탔던 람보르기니 차량이 서 있는 모습.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 캡처

서울 강남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다 시비가 붙은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30대 남성의 구속 여부가 이르면 13일 결정된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주차 시비 상대방을 흉기로 위협한 혐의(특수협박) 등으로 홍모(30)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3일 밝혔다. 홍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심사)은 이날 오후 3시30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홍씨는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쯤 강남구 논현동에서 람보르기니 차량을 주차하던 중 다른 차주와 말다툼을 하다가 자신의 윗옷을 들어올리고 허리에 찬 흉기를 내보이며 위협한 혐의를 받는다. 홍씨는 당시 무면허 상태여서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도 적용됐다.

홍씨는 차를 몰고 현장을 떠난 뒤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람보르기니를 세워두고 달아났다. 경찰은 CC(폐쇄회로)TV를 분석해 약 3시간 뒤인 오후 7시40분쯤 강남구 신사동 음식점 앞에서 홍씨를 긴급체포하고 전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홍씨는 체포 당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체포 직후 마약 간이시약 검사에서 필로폰·MDMA(엑스터시)·케타민 양성 반응이 나왔다. 홍씨는 체포된 뒤에도 약물에 취한 상태여서 제대로 조사받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홍씨는 범행 직전 논현동의 한 피부과를 방문했고 도망하는 동안에도 신사동의 한 병원을 찾았다. 홍씨는 이들 병원에서 수면 마취 시술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 결과가 나오면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추가할지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유튜브 '카라큘라 탐정사무소'는 홍씨가 압구정역 인근에서 약물에 취한 채 롤스로이스를 몰다 행인을 치어 중태에 빠뜨린 신모(28·구속기소)씨의 지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씨는 경찰에 신씨와 모르는 사이라고 주장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