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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규의 중국 컨설팅] 중국 광둥성의 실버산업 진출 기회

중앙일보

입력

중국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셔터스톡

중국은 빠른 속도로 고령화되고 있다. 셔터스톡

최근 중국 광동성 일대 실버산업을 둘러보고 왔다. 중국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을 겪으면서 의료시스템의 낙후와 취약성을 노출하고 의료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중국 지도부는 의료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정권의 존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의료시스템의 정비와 건강보험제도의 개선 등 전면적인 의료 개혁을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중국경제의 25%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업종의 침체와 대형 부동산기업인 비구이위안(碧桂園)의 디폴트 소식에도 불구하고, 소득수준의 향상과 고령화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의료 및 건강관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버산업은 연간 25% 이상 성장하고 있다.

중국은 빠르게 고령화(Ageing; 高齡化)되고 있는 나라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60세 이상의 인구가 2억 7000만 명에 달하고, 매년 1000만 명씩 증가해 2025년에는 3억 명을 돌파, 2030년대 에는 ‘초고령사회’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고령층 그룹은 거대한 노인 소비시장 형성의 토대를 마련하고 있어, 역동적인 시장을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고령화로 인한, 노인복지와 의료서비스의 획기적인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국내외 투자유치에 적극적인 정책을 펴고 있다. 중국은 디지털 기술 및 인공지능 기술이 발달해, 의료 및 요양 서비스 분야에서도 기술의 도입이 증가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원격 진료, IoT를 활용한 건강 관리, 의료 로봇 등이 상용화되고 있어, 실버산업은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을 가진 매력적인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광둥성(廣東省)

광둥성은 중국 첨단산업의 핵심지역으로 제조업, 정보 기술, 금융, 투자, 무역, 문화, 관광 등 다양한 산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특히, 선전(Shenzhen)은 중국의 첨단산업과 혁신적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발전되어 있다.

홍콩과 마카오가 포함된 웨강아오 다완취(粤港澳大灣區, 광둥·홍콩·마카오)는 광둥성 남부 9개 주요 도시 일대를, 대규모 글로벌 역동적인 경제권역을 형성하고 있다. 2035년 개발이 완료되면 세계 3대 항만경제권(도쿄 베이, 뉴욕 베이, 샌프란시스코 베이)을 능가하는 글로벌 경제벨트로 태어난다. 이 지역 경제적 위상은 미국, 일본, 독일, 광둥 이렇게 세계 4강의 하나로, 하나의 독립된 국가 수준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에서 기대수명 80세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화동(華東)지역과 광둥(廣東) 지역이다. 광둥성은 중국 남부의 주강삼각주(珠江三角洲) 아열대 기후 지역으로, 인구는 1억 2000만 명이 넘고, GDP도 1조 8000억 달러로 한국을 이미 넘어섰다. 광둥은 해양과 대륙이 연결되는 길목이라, 자연스럽게 개방과 자유가 몸에 배어, 중국경제를 견인하는 국제적인 감각이 발달한 곳이다.

광둥성 실버산업

광둥성의 인구는 1억이 넘고, 동일 경제권 홍콩 인구도 700만 명이 넘지만, 제대로 된 실버타운은 턱없이 모자란다. 고급 실버타운은 접근하기조차 불가능할 정도로 고가이며, 일반인이 이용하는 실버타운은 비싸고 공간이 좁을 뿐만 아니라, 의료수준이 낮고, 시설이 열악하며 서비스는 수준 이하가 대부분이다.

홍콩인에게 광둥성은 별다른 제한 없이 버스로도 오갈 수 있는 지역이다. 홍콩에서 차로 2시간 이내의 쾌적한 실버타운이라면, 홍콩 노인에게도 환영받을 수 있는 조건이다. 가을부터 추운 겨울을 지내기 위해 해남도(海南島)로 남하하는, 북방의 노인들도 흥미를 느끼기에 충분하다.

중국 부동산 경기가 불황기에 접어들어 있는 요즘이, 광둥성 실버타운(養老院) 사업에 뛰어들 기회다. 현지에서 고급 관계망(關係網)을 가진 인사나 기업, 자금조달을 책임지는 홍콩의 금융기관, 한국의 의료기술 및 서비스가 협업하는 사업구조의 합작(資)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매우 높은 조합이다.

중국의 부동산 개발 업체들은,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접어들자 지난 5년간 앞다투어 병원이나 양로원 사업에 뛰어들었으나, 사전시장조사나 전문지식이 부족하고 마케팅 경험이 적어, 완성하지 못한 병원이나 양로원 그리고 프로젝트 등이 곳곳에 널려 있다. 우리는 현금투자 없이, 뛰어난 의료기술과 관리 경험만으로도 떠오르고 있는 신흥산업에 진출하여 성과를 낼 수 있는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

왜 중국인가?

중국 노인의 급속한 증가로 재활이나 노인용 의료기기 분야, 노인 건강기능식품, 노인성형과 미용, 건강 회복과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재활 서비스 분야는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침체와 폭락을 하는 요즘이 진출의 적기다.

한국의 병원을 비롯하여 의료 관련 기관은 오랫동안 비영리기관으로 운영되어, 의료의 글로벌화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를 산업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수한 인재 집단이 의대에 진학하지만, 진취적인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 결여되어 있고, 글로벌마인드(Global Mind)는 매우 부족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의술은 돈을 버는 것이 첫째 목적이 아니다. 의료는 인간을 질병의 고통에서 구하여, 수명을 연장할 뿐만 아니라 삶의 질을 향상해 인간 보편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우리의 이웃 중국에 거대한 실버시장이 열리고, 사업 기회가 생겨나는 것은 좋은 소식이 틀림없다. 중국에 비해 우리는 차별화된 우위를 차지하는 분야가 많아, 중국 실버시장에 진출하기 좋은 조건을 가진 나라다. 중국은 넓은 시장을 제공하고 우리는 앞선 의료기술과 서비스를 가져가면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중국 실버산업은 국가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므로, 관련된 정책과 규제가 다양하고 복잡하다. 한중간의 문화적 차이가 극복하기 위해, 현지의 시장 동향이나 인구통계 그리고 현지의 파트너십 구축과 정교한 현지화된 마케팅 전략은 필수다.

우리는 반중(反中) 정서로 중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할뿐더러,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감성적 반중(反中) 정서에 빠져 중국에서 열리고 있는 기회를 놓쳐서는 곤란하다. 중국은 우리의 내수시장이다.

조평규 동원개발 고문

더차이나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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