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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폭 종이드론' 비상걸린 러...타이어 덮어 전략폭격기 숨겼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TU-95 전략폭격기에 타이어를 쌓아놓은 러시아군. 맥사 테크놀로지, CNN 캡처

TU-95 전략폭격기에 타이어를 쌓아놓은 러시아군. 맥사 테크놀로지, CNN 캡처

러시아 전략폭격기 Tu-95의 날개와 동체가 자동차 타이어로 덮여 있는 모습이 위성으로 포착됐다.

5일(현지시간) CNN은 미국 상업 위성업체 맥사 테크놀로지가 촬영한 러시아 사라토프주 옌겔스-2 공군기지에 배치된 전략폭격기 Tu-95를 찍은 위성사진을 보도했다. 사진을 보면 Tu-95의 날개와 동체 일부가 검은 물체로 덮여있다. CNN은 Tu-95 2대를 덮은 검은 물체는 자동차 타이어라고 전했다.

왜 러시아군이 폭격기를 타이어로 덮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자폭 드론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조치일 것으로 추측했다고 CNN은 전했다.

옌겔스 공군기지는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전략 폭격기 Tu-95와 Tu-160가 배치된 곳이다. 이곳은 지난해 12월 적어도 두 차례 드론의 공격을 받아 전략 폭격기 2대와 다른 항공기, 인명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의 드론이 자폭할 때 타이어를 이용해 기체를 폭발로부터 일정 부분 보호하고, 야간에 항공기의 탐지 가능성을 줄이려는 시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대체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타이어를 비행기 위에 올려놓는다고 해서 야간 항공기 탐지가 불가능해지는 건 아니라는 것이며 또한 가연성이 있는 타이어가 오히려 더 큰 피해를 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사용한 드론 제조업체인 원웨이 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항공 자산의 열 신호를 줄일 수는 있지만, 여전히 적외선 카메라로 관측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관계자는 “항공기를 드론공격에서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고 CNN에 설명했다.

TU-95 전략폭격기에 타이어를 쌓아놓은 러시아군. 맥사 테크놀로지, CNN 캡처

TU-95 전략폭격기에 타이어를 쌓아놓은 러시아군. 맥사 테크놀로지, CNN 캡처

‘타이어 방어’는 드론이 이번 전쟁에서 가성비 높은 중요한 공격 방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Tu-95는 러시아를 대표하는 전략폭격기로 유사시에는 핵무기까지 사용할 수 있다.

CNN은 최근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드론 공격으로 러시아 공군 주력 수송기인 일루신(IL-76)이 완전히 파괴된 후 타이어 방어가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29일 우크라이나군은 ‘종이 드론’(cardboard drones)을 이용해 러시아 비행장에서 5대의 전투기를 손상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지난 26일 현지 매체인 키예프 포스트에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비행장에서 미그-29기 1대와 수호이-30 전투기 4대를 공격했다”며 “2개의 ‘판치르’(Pantsir) 지대공 미사일 발사대와 S-300 방공 시스템 일부도 손상시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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