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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핵무기 재배치' 임박했나…15년전 그 보관 기지 막사 신축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B61-12 핵폭탄 투하 실험하는 F-35 전투기. 샌디아 국립연구소

B61-12 핵폭탄 투하 실험하는 F-35 전투기. 샌디아 국립연구소

미국이 한때 핵무기를 보관했던 영국 공군기지에 막사 신축 예산을 편성한 것과 관련, 15년 만에 다시 영국에 핵무기를 배치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29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국 공군은 2024년 예산에 영국 서퍽에 있는 레이큰히스 영국 공군기지 내 144개 침상 규모의 막사 신축 비용으로 5000만달러(약 660억원)를 편성했다.

미 공군 측은 "잠재적 보증 임무로 인해 증원될 병력을 수용하기 위해 신축 막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잠재적 보증 임무라는 용어가 통상 국방부 내에서는 핵무기 관리를 뜻한다"고 설명했다.

레이큰히스 영국 공군기지 내 미군 막사 신축은 2024년 6월 시작돼 2026년 완공될 예정이다.

막사신축 예산 편성 사실을 처음 공개한 미국과학자연맹(FAS) 매트 코다는 "잠재적 보증 임무는 핵무기의 안전한 관리를 의미하는 용어로 미 공군 내에서 흔히 사용된다"고 설명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레이큰히스 기지에 주둔한 제495 전투비행대대에 F-35A 라이트닝 Ⅱ 전투기가 배치될 예정이다. 이 전투기는 공중발사 핵폭탄인 B61-12를 운용할 수 있으며, 유럽에서 최초로 배치되는 것이다.

코다는 "이미 지난해 11월에 C-17A 군 수송기를 이용해 B61-12 핵폭탄을 유럽으로 실어 나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준비도 마무리된 상태"라면서 "이 모든 것이 미국 핵무기의 영국 재배치가 임박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은 지난 2007년 영국 내에서 핵무기를 철수시켰다. 다만 관련 시설은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영국에 핵무기를 처음 배치한 것은 1954년으로, 레이큰히스 기지에는 한때 110기의 공중발사 B61 핵무기가 배치됐었다.

만약 미국 핵무기가 또다시 영국에 배치된다면 관리권은 미군이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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