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회영 손자 이종걸 "미·소 당시 동맹...홍범도 논란 소가 웃을 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흥무관학교 설립자인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 이종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홍범도 장군(1868~1943) 흉상 철거 이전 논란에 대해 "소가 웃을 일"이라며 현정부를 맹비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이 지난 2020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전 의원이 지난 2020년 9월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전 의원은 지난 28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홍범도 장군은 광복되기 전에 돌아가신 분"이라면서 해방 이후 김일성의 북한 공산당, 6·25전쟁과 아무런 연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 전 의원은 "레닌 공산주의 역사에 나오는 하나의 인물인 레닌을 방문해서 약소국의 대한민국 독립을 도와줄 수 있느냐, 항일무장 독립을 도와줄 수 있냐 이런 논의를 했던 상대방이다"라며 "그분이 공산당 제복을, 소련의 제복을 입게 된 것도 항일독립투쟁의 효과적인 진전을 위해서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박정희 대통령도 1962년 홍범도 장군을 서훈하는 독립훈장(독립장)을 수여하게 됐다"며 "이제 와서 분단, 북한이 생기기도 전에 소련 공산주의의 제복을 입었다는 것이 이념전쟁의 근거가 된다는 건 정말 소가 봐도 웃을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전 의원은 "당시 소련과 중국이 항일독립전쟁을 같이했다"면서 "미국과도 같이했다. 미국과 소련은 같은 동맹, 한 전선에서 일본과 싸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지금 열심히 연대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의 스태프들, 그분들이 한창 활용할 때 소련 공산주의와 중국 공산주의가 우리의 파트너지 않았느냐"라며 "역사성 있는 강력한 동반국이었던 소련 공산당 그리고 중국 공산당이 어떤 때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서 이용되기도 하고 또 같이 활용되기도 하는 그런 것이라면 처음부터 끝까지 설명을 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금 우리나라나 한·중·일 또 중국, 소련, 북한 그다음에 한미일 이렇게 냉전의 울타리를 쓰게 돼 있지만, 인도, 다른 나라들 보면 지금 오히려 냉전이라는 것이 완화돼 가고 있는 측면에서 보이기도 한다"라며 "그러니까 그런 잘못된 지정학적 형세를 가지고 본인 스스로의 무식을 드러내는 것이 너무 안타깝다"고 맹비난했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교내뿐 아니라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필요시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 앞에 설치된 고 홍범도 장군 흉상 모습. 연합뉴스

'홍범도 장군의 흉상 이전'은 국방부가 최근 육사 충무관 앞에 있는 흉상 이전 추진 의사를 밝히면서 쟁점으로 올랐다. 현재 육사 충무관 앞에는 홍범도·김좌진·지청천·이범석 장군과 이회영 선생의 흉상이 설치돼 있다.

이에 흉상 논란이 거세지자 국방부는 "공산주의와 싸우는 것이 주 목표인 육사에 홍범도 장군 흉상은 부적절"하다며 ▶철거가 아닌 독립기념관 이전 ▶홍범도 장군 흉상만 이전 등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대해 야권과 이종찬 광복회장은 "그건 독립운동가 모두를 모욕하는 일이다. 다섯 분을 남기려면 다 남기고 아니면 다 철거하라"며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다. 여권에선 홍범도 장군이 1922년 소련군 대위로 활동하고, 1927년 소련 공산당에 입당한 전력을 지적하며 이전의 뜻을 모았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흉상 이전과 관련해 "홍범도 장군은 항일 무장투쟁을 이끈 독립운동가이기에 그 공로를 당연히 인정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지금의 육사보다는 독립기념관 같은 곳에서 기리는 것이 더 적합하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여권 핵심 관계자가 전했다. 독립운동의 공적과 그 전후 과정에서의 행적 모두를 균형 있게 평가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육사보다는 오히려 일반인의 접근성이 높은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 것이다.

홍범도 장군은 1920년 봉오동·청산리 전투의 주역으로, 항일무장투쟁을 상징하는 인물인 동시에 1921년 독립군 간 주도권 다툼으로 벌어진 '자유시 참변'에 관여하는 등 논란이 된 바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