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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도 뛰어든 AI대전…엔씨, 언어모델 국내 6번째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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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엔씨소프트(엔씨)가 국내 게임사 중 최초로 자체 개발한 인공지능(AI) 언어모델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선다. 게임 밖에서 새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포석이다.

엔씨는 16일 자체 개발한 AI 거대언어모델(LLM, Large Language Model)인 ‘바르코(VARCO)’를 공개했다. 바르코는 엔씨의 AI 언어모델을 아우르는 통합 브랜드로, 종류는 기초모델, 인스트럭션 모델, 대화형 모델, 생성형 모델 등 4가지다. 각 LLM은 매개변수(파라미터) 규모에 따라 성능이 구분된다. 이날 엔씨가 공개한 LLM들은 중·소형 규모의 한국어 전용 모델로 각각 매개변수는 13억 개, 64억 개, 130억 개다.

정근영 디자이너

정근영 디자이너

엔씨에 따르면 바르코 LLM을 활용해 간단한 일상 대화용 챗봇을 만들거나, 문서요약·정보추출 등 자연어 기반 AI 서비스 개발을 할 수 있다. AI 허브, 국립국어원 등에 공개된 한국어 데이터를 비롯해 뉴스·논문 등 인터넷에 공개된 자료들을 활용했다. 영문 데이터는 자체 번역해 내용을 추렸다. 엔씨 관계자는 “게임 콘텐트 제작에 특화됐고, 한국어 성능도 동급 LLM 대비 뛰어나다”며 “정제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한 만큼 다양한 비즈니스에 접목하기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바르코 LLM은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세이지메이커 점프스타트’를 통해 배포되며 한 달 간 무료 이용이 가능하다. 이후에는 유료로 전환된다.

엔씨는 네이버(하이퍼클로바)·카카오(코GPT)·KT(믿음)·SKT(에이닷)·LG(엑사원) 등에 이어 국내 6번째로 자체 개발 LLM을 보유하게 됐다. 엔씨는 올해 2분기 매출 4402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30%, 71.3% 줄어든 아쉬운 성적표다. 리니지W 등 기존 게임 매출이 급감한 영향이다. 오는 12월 국내 출시 예정인 PC·콘솔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 개발에 집중하고 있지만, 비공개 베타테스트(CBT) 이후 악평이 나온 데다 해외 출시가 내년으로 밀리면서 시장의 기대도 꺾인 상황이다. 성장성에 빨간불이 켜진 엔씨에게는 돌파구가 절실하다. 엔씨는 2011년부터 자체 연구·개발한 AI 기술력을 B2B(기업 간 거래) 사업으로 키워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 내고자 한다.

엔씨는 다양한 언어모델을 내년 3월까지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우선 이달 말 한국어·영어를 모두 하는 이중언어(bilingual) 모델을 선보인다. 디지털 휴먼, 생성 AI 플랫폼, 대화형 언어모델 등 다양한 AI 연구·사업에 나설 예정이다. 동시에 교육·금융·바이오 등 전문 지식을 결합한 특정 분야 전용 버티컬 LLM도 내놓을 예정이다. 내년에는 이미지·글·디지털 휴먼을 만들 수 있는 생성 AI 플랫폼 3종을 ‘바르코 스튜디오’라는 이름으로 출시한다. 이제희 엔씨 최고연구책임자는 “바르코는 현재까지 공개된 유사 크기 한국어 언어모델 대비 최고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며 “다양한 도메인에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한국형 AI’ 대전이 벌어진다. 지난달 LG가 엑사원 2.0을 공개한 데 이어, 네이버는 오는 24일 한국어 학습에 특화된 최신 LLM인 ‘하이퍼클로바X’를 외부에 공개한다. 다음 달엔 생성 AI 기반 검색 서비스 ‘큐:’를 시범 서비스 형태로 선보인다. 카카오도 하반기 ‘Ko(코)GPT 2.0’ 공개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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