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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꿈치 수술 재활 끝, 류현진 444일 만에 승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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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14일 컵스전에서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14일 컵스전에서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손가락을 들어 보이는 류현진. [USA투데이=연합뉴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그 모습 그대로 돌아왔다. 다양한 구종으로 상대 타선을 요리한 끝에 무려 444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와 5이닝 동안 안타 2개만 내주고 호투했다. 1회에 2점을 내줬지만, 수비진의 실수가 동반된 탓에 무자책점으로 기록됐다. 토론토는 류현진의 호투를 앞세워 11-4로 승리하면서 3연패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이로써 지난해 5월 27일 LA 에인절스와의 경기 이후 1년2개월여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그는 이날 승리로 MLB에서 76승(46패)째를 올렸다. 류현진은 또 2009년 ‘코리안 특급’ 박찬호(당시 필라델피아 필리스)가 작성했던 한국인 메이저리그 최고령 선발승(35세 10개월 13일) 기록을 36세 4개월 20일로 갈아치웠다.

류현진은 지난해 6월 왼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그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30대 중반의 나이여서 우려가 컸지만, 1년이 넘는 시간을 참고 견딘 끝에 지난 2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류현진은 5이닝 동안 4실점(9피안타 1피홈런)하면서 패전투수가 됐다. 이어 8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원정에선 호투했지만, 4회말 오스카 곤잘레스의 직선타를 다리에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가 승리투수가 될 기회를 놓쳤다.

류현진은 닷새 휴식을 취한 뒤 이날 컵스전에서 다시 마운드를 밟았다. 그리고 5이닝 동안 86개의 공을 던진 끝에 승리투수가 되는 감격을 맛봤다. 류현진은 이날 직구를 40개 던졌는데 최고 구속이 시속 147㎞까지 나왔다. 또, 체인지업(24구)과 커터(12구), 커브(10구)를 섞어 던지면서 삼진 3개를 솎아냈다.

류현진은 “지난 등판부터 모든 구종의 제구가 예전처럼 잘 됐다. 그래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면서 “수술 후 처음 불펜 투구를 할 때부터 기분이 좋았다. 모든 과정이 순조로웠고, 지금의 결과가 만족스럽다”고 했다. 토론토 존 슈나이더 감독은 “류현진은 실수하는 법이 없다. 그 나이에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놀랍다. 역시 공을 던질 줄 아는 선수”라고 호평했다. 미국 야구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았던 벅 마르티네즈는 “류현진은 오늘 ‘빈티지(vintage) 류’의 모습을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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