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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신용등급 강등에...'월가의 황제' 다이먼 "우스꽝스러운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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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의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강등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휘청거렸지만, 잠시 조정에 그칠 뿐 시장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의 경제 상황은 지난 2011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을 낮춰 ‘패닉’이 일어났던 때와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현지시간)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과 관련해 “(궁극적으로는) 정말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고 미국 국가 신용 등급 강등의 의미를 일축했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다이먼 회장은 “미국의 안정성에 의존하는 다른 국가들이 미국보다 높은 신용등급을 받는다는 건 다소 우스꽝스러운(ridiculous) 일”이라며 “미국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번영하고 안전한 나라”라고 ‘밝혔다.

피치는 전날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IDRs·장기외화표시발행자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 조정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한 것은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피치의 결정 직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98%)와 나스닥지수(-2.17%), S&P500지수(-1.38%)가 전장보다 하락 마감했다.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상무부]

미국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미국 상무부]

하지만 피치의 결정에 따른 시장의 동요는 오래가지 않을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웰스파고증권의 크리스 하비 주식 전략 책임자는 “2011년 S&P의 등급 하향 때와 비슷한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여파가 비교적 짧고 얕은 수준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주가 흐름이 차익 실현과 과열 조정 등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미국 증권회사 에드워드 존스의 모나 마하잔 투자 전략가는 “투자자들은 피치의 강등을 이익 실현의 근거로 사용할 수 있지만, 강한 상승 뒤에 시장 주기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번 미국의 국가 신용 등급 하락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시장이 보는 근거는 현재 미국의 경제 상황이 2011년과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2011년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며 실업률이 약 9%에 달했다. 반면 미국의 지난 6월 실업률은 3.6%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 미국의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2.4%(연율 기준)를 기록했다.

지난 2011년 강등 사태가 준 학습 효과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도이치뱅크의 짐 리드 전략가는 “12년 전 S&P가 신용등급을 처음 내렸을 때는 훨씬 더 큰 뉴스였다”며 “투자자들이 미 국채가 더는 순수한 ‘AAA’가 아니란 점에 적응할 수 있게 만들었다”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고용 시장의 양호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가 나왔다. 이날 미국의 민간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미국의 지난달 민간 기업 고용은 전월 대비 32만4000개 증가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예상치(17만5000개)를 약 2배 뛰어넘는 수치다. 임금은 전년 대비 6.2% 올라 2021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을 보였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제는 기대보다 호조를 보이고 있고 건강한 노동시장이 지속되며 가계 소비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광범위한 일자리 손실 없이 임금 증가세가 둔화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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