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1일(현지시간)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법무부에 보낸 병행수입 목록 승인 요청서 초안을 인용해 "삼성 스마트폰이 아직은 병행수입 허용 목록에 남아있다"면서도 "이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을 논의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31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여성이 스마트폰 카메라로 꽃을 촬영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병행수입은 정식 수입업체가 아닌 개인·일반업체가 수입·판매하는 것을 뜻한다. 서방의 대러시아 무역 제재 이후 삼성전자·LG전자 제품 등은 병행수입 형태로 러시아 현지에서 팔리고 있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막수트 샤다예프 러시아 디지털 개발부 장관은 지난 6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연례 '페테르부르크경제포럼'에서 자국 산업통상부와 함께 삼성·LG 스마트폰의 병행수입 금지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샤다예프 장관은 "중국 제품이 삼성과 LG에 뒤처지지 않기 때문에 두 한국 기업의 제품을 병행수입 목록에서 제외해도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그는 미국 애플의 아이폰은 병행수입 제외 대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이들 스마트폰에 대한 병행수입을 승인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 등이 제품 수출을 중단하자 취한 조치였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해 3월부터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글로벌 해운사들이 러시아 노선 운항을 중단해 수출 길이 막혔기 때문이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한 시민이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전쟁 전까지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러시아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미 시장조사회사 IDC에 따르면 러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은 삼성 34%, 중국 샤오미 26%, 애플 1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한편 타스통신은 삼성전자의 최신 스마트폰인 갤럭시 Z플립5와 Z폴드5가 서방보다 앞서 러시아에서 지난주부터 예약 판매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두 스마트폰의 전 세계 공식 출시일인 8월 11일보다 2주가량 앞섰다. 러시아에서 가장 저렴한 가격을 기준으로 Z플립5는 11만 루블(약 153만 원)에, Z폴드5는 약 19만 루블(265만 원)에 팔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