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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로코전 승리 공식은 세트피스·크로스, '높이' 활용하라"...[이민아 女월드컵 관전평]

중앙일보

입력

제공권 싸움에서 약점을 보인 모로코. 한국은 세트피스와 크로스로 다득점 승리에 도전한다. AP=연합뉴스

제공권 싸움에서 약점을 보인 모로코. 한국은 세트피스와 크로스로 다득점 승리에 도전한다. AP=연합뉴스

 한국 축구대표팀이 2023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선 모로코와의 조별리그 2차전을 반드시 이겨야 한다. 콜롬비아와의 1차전(0-2패)에서 스리백 전술로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던 한국은 모로코를 상대로는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2위의 모로코는 한국(FIFA 17위)이 속한 H조에서 가장 전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6경기 무득점에 2무4패에 그치고 있다. 배수의 진을 친 콜린 벨(영국) 감독은 훈련에서 선수들에게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했다.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한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공격적인 플레이를 주문한 콜린 벨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 연합뉴스

독일과의 1차전에서 드러난 모로코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든다면 다득점 승리도 기대할 수 있다. 벨호는 세트피스와 크로스 상황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독일전을 통해 드러난 모로코의 약점은 '높이 싸움'이기 때문이다. 모로코는 독일에 0-6으로 졌는데, 실점 장면은 코너킥과 측면 크로스 두 가지뿐이었다.

상대의 코너킥 상황에서 자책골 2골을 포함해 3골을 내줬고, 측면 크로스 상황에서 3골을 더 허용했다. 제공권에서 밀리거나 상대의 빠른 공격에 당황 나머지 실수를 저지르며 스스로 무너진 것이다. 한국은 체격에서 모로코에 밀리지 않는다.

날카로운 패스를 전방에 뿌려줄 지소연(오른쪽)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합뉴스

날카로운 패스를 전방에 뿌려줄 지소연(오른쪽)의 역할이 중요하다. 연합뉴스

주 무기인 빠른 발로 쉴 새 없이 모로코의 측면을 두드린다면 득점 찬스를 여러 차례 만들어낼 수 있다. 무엇보다 벨호는 이번 월드컵을 준비하면서 세트피스 훈련을 집중적으로 했다. 패턴이 다양해 경험이 많지 않은 모로코 수비수들을 흔들기 좋다. 게다가 첫 경기에서 큰 점수로 패한 모로코 선수들은 위축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이 부분을 공략해 평소보다 더 과감한 돌파와 패스를 시도해 상대의 실수를 유도해야 한다. 미드필드에서 날카로운 패스를 뿌려줄 지소연, 이금민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면 최유리처럼 전방에서 많이 움직이며 저돌적인 돌파와 크로스를 잘하는 공격수가 결정적인 어시스트나 골을 만들어낼 거라고 예상한다. 최유리는 콜롬비아전에서도 날카로운 슈팅을 시도하는 등 좋은 컨디션을 보였다.

공격수 최유리는 모로코전 키 플레어어다. 연합뉴스

공격수 최유리는 모로코전 키 플레어어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방심은 절대 금물이다. 모로코도 좋은 기술을 가진 선수가 있다. 에이스 공격수 아야네 로셀라를 앞세워 선수비 후역습 전술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2021년 모로코 대표팀에 뽑힌 뒤 2경기마다 1골(21경기 9골)을 넣었다. 1m80㎝의 장신에 발밑이 좋은 데다 스피드까지 뛰어나다.

잉글랜드 토트넘 소속으로 벨호의 미드필더 조소현의 팀 동료이기도 하다. 모로코의 주장이자 '중원 사령관' 기즐란 셰바크의 패스 줄기도 차단해야 한다. 2007년 모로코 대표팀에 처음 뽑힌 그는 61경기 21골을 터뜨렸다. 모로코 여자 선수 역대 최다득점 1위의 레전드다.

 무릎 부상 여파로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월드컵에 못 뛰는 이민아가 주요 인물 및 경기를 분석한다. 김상선 기자

무릎 부상 여파로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월드컵에 못 뛰는 이민아가 주요 인물 및 경기를 분석한다. 김상선 기자

※ 한국 여자 축구대표팀의 스타 미드필더 이민아(32·인천 현대제철) 해설위원이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기간 중앙일보에 관전평을 게재한다. 2012년 대표팀에 뽑힌 이후 2019년 프랑스 여자 월드컵에 출전하는 등 꾸준히 여자 대표팀의 간판선수로 활약해왔다. 국가대항전(A매치) 76경기 17골을 기록 중이다. 이민아가 소셜미디어(SNS)에 사진을 올리면 수만 개가 넘는 '좋아요'가 달린다. 그는 이번 월드컵에는 무릎 부상 여파로 참가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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