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결승 1국〉 ○ 김명훈 9단 ● 신진서 9단
장면 9
장면⑨=백은 A로 찌르는 것만이 살 길이다. 그냥 계가로 가면 미세하나마 진다. 그러나 김명훈은 A 이후의 어마어마한 변화가 두렵다. 너무 방대해서 계산서가 나오지 않는다. 신진서는 모든 것을 알고 있을까. 아니다. 그는 이 모든 사단을 만든 흑▲의 실착을 후회하고 있었다. (B로 두어야 했다) 이제 와서 한수 더 두자니 바둑을 진다. 그래서 8, 10으로 큰 곳을 두며 버티고 있는 것이다. 이때가 백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AI의 추천
◆AI의 추천=AI는 집요하다. 언제부턴가 계속 백1의 돌파만을 얘기하고 있다. 흑이 2, 4의 최강수로 패를 걸어오면 바꿔치기를 결행한다. 9로 막아두면 흑은 사방이 엷다. AI는 백 우세를 단언한다. 만약 흑이 2, 4 대신 한발 물러서면 어찌 될까. 그것도 당연히 백 우세다. 1 자리만 두면 백이 좋다. 하나 김명훈은 자신이 없었다.
실전진행
◆실전진행=실전에서 김명훈은 백1로 큰 곳을 차지했다. 이게 패착이었다. 그의 마음 속에 A로 찔러 패를 낸다는 생각은 존재하지 않았다. 상대 신진서를 너무 믿은 것일까. 그러나 신진서가 지키지 않는다고 수가 없는 것은 아니다.
박치문 바둑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