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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플] 통신사 빠진 5G 28㎓…3분의 1 값인데도 인기 시들한 이유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SKT 직원들이 도서 지역에 설치된 5G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 SKT

SKT 직원들이 도서 지역에 설치된 5G 마이크로웨이브 통신 장비를 점검하는 모습. 사진 SKT

정부가 제4이동통신사 유치에 시동을 걸었다.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3사로부터 회수한 5세대(5G) 이동통신용 28㎓ 대역 주파수를 쓸 새 얼굴을 찾는 것이다. 그러나 해당 주파수의 수요처가 마땅치 않아 새로운 사업자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무슨 일이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5G 28㎓ 대역의 주파수 800㎒ 폭과, 700㎒ 대역의 앵커용 주파수 20㎒ 폭을 신규 할당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앵커 주파수는 28㎓에 접속하기 위해 필요한 신호 제어용이다. 정부는 경매를 통해 이 2개 대역 주파수를 전국 또는 권역 단위로 사용할 사업자를 결정한다. 전국 단위 할당은 최저 742억원부터 경매에 붙인다. 여기에 입찰자가 없으면 권역 단위로 주파수를 할당할 수도 있다. 최저 경쟁 가격은 수도권 337억원을 비롯해 동남권 105억, 대구·경북권 81억원 등이다. 제주권의 경우 18억원으로 최저 경쟁가격이 가장 낮다.

이번 입찰에 통신3사는 참여할 수 없다. 망 투자 소홀로 28㎓ 주파수를 회수 당한 이력 때문. 과기정통부는 이번 주파수 할당에 대해 ”통신 시장의 과점 구조를 개선하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28㎓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742억으로 떨어진 주파수

정부의 이번 공고는 신규 사업자의 초기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전국 단위 주파수 값은 2018년 5G 최초 할당 시 통신3사에게 제시했던 2072억원의 3분의 1 수준. 3년 안에 구축 해야할 기지국 의무 수량도 기존 1만5000대에서 절반 이하인 6000대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28㎓ 기지국 한 대 구축에 약 3000만원이 든다고 본다. 신규 사업자가 의무 구축에만 1800억원이 든다는 얘기다. 통신 3사의 경우 3년간 설치한 28㎓ 기지국은 총 2000여대에 그쳤다.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 방안 발표. 연합뉴스

지난 1월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규사업자 진입 지원 방안 발표. 연합뉴스

왜 중요해

정부가 주파수 값을 떨어 뜨리고 의무 구축 부담도 줄였지만, 나서는 사업자를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공식적으로 28㎓ 경매에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건 미래모바일 뿐. 알뜰폰 사업을 하거나 이음5G(특화망)를 사용하는 KB국민은행·쿠팡·신세계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됐으나 입찰 참여에 소극적이다. 통신3사와 마찬가지로 28㎓ 주파수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이유가 가장 크다.

① 28㎓의 주파수 한계 : 28㎓는 휴대전화 등 전용 단말이 없어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시장을 찾긴 힘들다. 전파 도달 거리가 짧고, 장애물에 약하다는 단점도 있다. 이 때문에 경기장, 지하철 등 인구 밀집도가 높은 핫스팟 지역에 주로 쓰인다. 통신사 관계자는 “28㎓를 스마트공장에 구축하는 등 기업간거래(B2B) 수요를 노렸으나 이 시장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② 수요-공급 미스매치 : 입찰 의사가 있는 미래모바일도 중·저대역인 2.3㎓ 주파수 경매를 원한다. 수익성 때문이다. 미래모바일은 지난 13일 ”신규 사업자가 중·저대역(2.3㎓) 주파수 없이 이통3사조차 포기한 28㎓ 대역만으로 경쟁력을 갖추고 성과를 내기는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정부도 모르는 건 아니다. 다만 중·저대역을 할당하면 과거 이통3사의 실패를 반복할까 우려한다. 새 사업자가 28㎓ 대역 투자엔 소홀하고 중·저대역 기지국만 집중적으로 세울 수 있다는 의심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중·저대역 주파수 공급은 순차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으로는

과기정통부는 오는 11월 20일부터 한달간 주파수 할당 신청을 받는다. 이날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이번 할당 공고로 신규사업자가 진입해 통신시장의 경쟁구조를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28㎓ 대역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쟁력 있는 신규사업자를 지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