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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스파이더맨이냐고?…북미 휩쓴 이 애니메이션은 달랐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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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 개봉한 1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5년 만에 잇는 속편이다. 사진 소니 픽쳐스

21일 개봉하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2018년 개봉한 1편 '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를 5년 만에 잇는 속편이다. 사진 소니 픽쳐스

손목에서 거미줄을 내뿜으며 마천루 사이를 자유롭게 활강하는 히어로. 이런 스파이더맨 캐릭터가 낯선 관객은 전 세계에 많지 않을 것이다. 평범했던 10대 청소년이 우연히 거미에 물려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되고, 성장통 끝에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서사 역시 다양한 시리즈로 변주되며 관객의 기억 속에 각인됐다.

흑인·여자·인도계 '거미 인간' 공존하는 멀티버스 #"세계 어디에나 스파이더맨 존재한다 믿길 바라"

이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더 뽑아낼 수 있는 이야기가 있을까 싶지만, 21일 국내 개봉을 앞둔 영화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이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히어로 무비 팬들 사이에선 최대 기대작으로 꼽힌다. 2018년 개봉한 1편(‘스파이더맨: 뉴 유니버스’)을 잇는 속편으로, 스파이더맨 판권을 보유한 소니 픽쳐스가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와는 별개로 선보이는 애니메이션 시리즈다.

디즈니·픽사가 독식하던 아카데미 장편 애니메이션상(2019년 제91회)을 받을 정도로 호평 받은 1편에 이어, 2편 역시 북미 개봉(지난 2일) 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이미 전편의 누적 흥행 수익을 뛰어넘었다. 현지 언론으로부터 “스크린에서 본 최고의 스파이더맨”(영화 전문 매체 콜라이더)이란 찬사까지 받는 이 영화의 매력은 뭘까.

혹인 스파이더맨 주인공인 애니…“최고의 스파이더맨” 찬사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시리즈를 처음 접한다면 주인공 스파이더맨이 백인 ‘피터 파커’가 아니라 흑인·히스패닉 혼혈의 ‘마일스 모랄레스’(목소리 샤메익 무어)인 점부터 새롭게 다가올 법하다. 이 세상에는 단 한 명의 스파이더맨만 존재하는 게 아니라, 여러 평행세계에 다양한 스파이더맨 혹은 우먼이 살고 있다는 세계관을 깔았기에 가능한 설정이다.

이른바 ‘멀티버스’(다중우주) 세계관은 여러 할리우드 영화에서 차용돼 이제 익숙한 개념이 됐지만, 실은 MCU에 앞서 소니 픽쳐스의 이 시리즈가 2018년, 극영화로서는 선두주자로 이같은 설정을 먼저 펼쳐낸 셈이다. 1편에서는 방사능 거미에 물려 거미 인간이 된 마일스가 평행세계에서 스파이더우먼 ‘그웬’(목소리 헤일리 스테인펠드)을 비롯한 여러 스파이더맨들을 만나 악당과 싸우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이번 편에서는 이때의 모험을 그리워하며 지내던 마일스 앞에 그웬이 다시 나타나고, 이들이 멀티버스를 교란시키는 새로운 악당 ‘스팟’을 함께 쫓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여정이 펼쳐진다. 마일스는 이 과정을 다른 차원 속 스파이더맨들과 함께할 생각으로 꿈에 부풀지만, 이들과의 조우가 되레 뜻밖의 갈등을 낳으며 다중 우주 질서가 흔들리는 위협이 시작된다.

멀티버스가 더 이상 참신한 요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는 이 세계관을 인물의 인간적인 고뇌를 심화시키는 요소로 영리하게 활용해 감정적 몰입을 이끌어낸다. ‘스파이더맨이 유일무이하지 않다’는 전제로 인해 마일스는 다른 ‘엘리트’ 스파이더맨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싶어 하면서도, 이들과 다른 자신만의 삶의 경로를 갈망하게 되기도 한다.

마일스의 목소리를 연기한 배우 샤메익 무어는 14일 국내 언론과의 화상간담회에서 “1편에서 스파이더맨으로서 운명을 받아들인 마일스는 2편에서는 여러 차원의 스파이더맨들과 교류하면서 ‘어떻게 하면 나도 저렇게 멋져질 수 있을까’ ‘어떻게 저 사이에 낄 수 있을까’ 등의 고민을 하게 된다”며 “멀티버스에서 인정받기 위해 마일스가 고군분투하는 지점에서 이야기가 흥미로워진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 스틸컷. 사진 소니 픽쳐스

여러 시공간을 속도감 있게 넘나드는 전개가 산만하게 느껴질 수 있는 건 단점이지만, 다채로운 애니메이션 효과를 총동원한 영상미는 한시도 스크린에서 눈을 떼기 어렵게 만든다. 특히 인도계 스파이더맨, 반체제주의 스파이더맨, 오토바이를 타는 스파이더우먼 등 각기 다른 색감과 질감으로 표현된 스파이더맨들이 한자리에 모여 추격전을 벌이는 시퀀스는 단연 영화의 백미다.

영화를 만든 세 감독 중 한 명인 켐프 파워 감독은 이날 간담회에서 “과장 없이 1년 정도 걸려 해당 추격 신을 완성했다”며 “거대한 액션 신으로 만들면서도 인물들의 감정이 녹아들도록 하기 위해 어떤 것을 넣고 뺄지 고민이 깊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영화의 특징은 굉장히 다양한 문화권을 등장시켰다는 것”이라며 “스파이더맨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캐릭터인 만큼, 어느 국가나 지역에 살더라도 ‘우리 동네에도 스파이더맨이 존재할 것 같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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