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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흩어진 AI 역량 ‘브레인’으로 결집…새 챗봇 내놓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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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을 맡아온 카카오브레인을 ‘투 톱’ 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브레인 김일두 각자대표(왼쪽)와 김병학 신임 각자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연구·개발을 맡아온 카카오브레인을 ‘투 톱’ 체제로 전환했다. 카카오브레인 김일두 각자대표(왼쪽)와 김병학 신임 각자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카카오가 인공지능(AI) 개발 조직 정비에 나섰다. 그동안 AI 연구·개발을 맡아온 카카오브레인을 ‘투 톱’ 체제로 전환하고, AI 사업화를 본격화하기로 했다. 챗GPT 개발사 오픈AI의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이후, 네이버·카카오 등 국내 주자들의 AI 경쟁력에 대한 위기감이 커진 가운데 나온 행보다.

12일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9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병학 카카오 AI 태스크포스(TF)장을 신임 각자대표로 선임했다고 밝혔다. 김일두 단독대표 체제였던 카카오브레인에 합류해 조직을 같이 이끌 예정이다.

김영옥 기자

김영옥 기자

카카오는 이번 리더십 재편을 통해 여러 계열사에 흩어져 있던 AI 전략의 교통정리를 마무리했다. 카카오는 카카오·카카오엔터프라이즈·카카오브레인 등을 통해 AI 연구·개발을 이어왔지만, 각 사의 사업화 전략이 혼재된 탓에 ‘방향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4월 전사 AI 이슈 발굴·대응을 위해 30명 안팎의 AI 태스크포스(TF) 팀을 꾸렸다. 지난달에는 AI·물류·클라우드 등 B2B(기업 간 거래) 사업을 담당하던 자회사 카카오엔터프라이즈를 구조조정하고, 클라우드 중심으로 사업을 정리했다. 카카오는 “이번 체제 전환을 시작으로 카카오의 AI 역량을 카카오브레인으로 결집한다”고 설명했다.

오픈AI가 쏘아 올린 생성 AI 열풍에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아마존 등 빅 테크가 뛰어들면서 AI판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는 모습이다. 카카오 그룹 내에선 2017년 AI 연구 전문 자회사로 출범한 카카오브레인이 한국어 특화 언어모델 ‘코GPT’, 이미지 생성모델 ‘칼로’ 등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연구 그룹 성격이 강해 카카오 전체 시너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카카오브레인에 합류한 김병학 신임 각자대표는 2013년부터 카카오에서 응용분석TF, 검색팀, 추천팀 팀장을 거쳐 2017년 AI 부문장을 맡았다. 2019년부터 2년간은카카오엔터프라이즈 수석부사장을 역임했다. 이후 VC 업계로 자리를 옮겼다가 올해 4월 카카오로 복귀해 AI TF장을 맡았다. 카카오를 떠났던 김병학 대표가 돌아온 데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의 의지가 반영됐다고 한다.

초거대 AI 이미지 모델 ‘칼로’로 생성한 토끼 이미지. [사진 카카오]

초거대 AI 이미지 모델 ‘칼로’로 생성한 토끼 이미지.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카카오브레인을 통해 ‘투 트랙’으로 AI 사업화에 나선다. 챗GPT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초거대 AI) 연구를 지속하되, 이용자들을 위한 B2C용 서비스도 빠르게 내놓겠다는 것. 코GPT·민달리 등 기존 카카오브레인의 기술 연구는 김일두 대표가 전담한다. 김병학 신임 대표는 적정 기술을 활용한 버티컬(vertical·특정 영역에 집중한) 서비스 발굴에 주력한다.

카카오브레인이 내놓을 서비스 성패에 따라 카카오의 AI 경쟁력도 평가될 전망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 3월 19일 생성 AI 챗봇 ‘다다음(ddmm)’을 베타 버전으로 선보였지만, 먹통이 되면서 하루 만에 운영을 중단해 논란이 일었다. 하반기에 카카오브레인은 생성 AI 모델의 파라미터(매개변수)와 데이터 규모를 키운 코GPT 2.0를 출시하고, 이를 적용한 챗봇(가칭 코챗GPT)을 공개할 예정이다.

신규 버티컬 서비스도 준비한다. 이날 김병학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에 버티컬 서비스 역량을 더해 전에 없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며 “다변화된 글로벌 AI 시장에서 메이저 플레이어 중 하나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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