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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외교부, '싱하이밍 조치' 요구에 즉답 안해…우회 거부

중앙일보

입력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 중국 외교부

중국 외교부가 싱하이밍(邢海明) 주한 중국대사에 대한 한국 언론의 보도 태도에 유감을 밝히며 화제거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싱 대사가 지난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관저 만찬에 앞서 낭독한 15분 분량의 고압적인 발언에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 대통령실의 요구에 대해 즉답을 피하면서 우회적으로 거부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이 성의 있는 조치에 나서지 않을 경우 양국 외교 관계가 냉각기로 접어들 전망이다.

13일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한국의 관련 태도 표명에 주의한다”며 “또 한국 각 매체가 싱하이밍 대사 개인에 대해 진행한 사실에 부합하지 않고 심지어 인신공격성 보도에도 주의한다”고 답했다. 이어 “이에 유감을 느낀다”고 밝혀 싱 대사와 관련된 한국 언론 보도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

왕 대변인은 이어 “다시 한 번 싱하이밍 대사가 한국 각계 인사와 광범하게 접촉·교류한 것은 직책에 속하며, 목적은 이해를 증진하고 협력을 촉진하며 중·한 관계 발전을 보호하고 추동하기 위함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며 “화제거리(炒作的話題, 이슈화)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는 싱 대사의 활동이 정상 업무에 해당하는 만큼 소환이나 교체 등의 조치를 할 뜻이 없음을 우회적으로 알린 것으로 해석됐다.

그는 이날 “한국 측은 중국과 마주 보고 가며, 함께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기를 희망한다”며 한국 측에 입장 변화를 촉구했다.

한편 이날도 중국 관변 매체는 싱 대사를 두둔하며 한국 비난 보도를 이어갔다. 국수주의 성향의 환구시보는 이날 사설에서 “중국 대사를 공격하는 것은 한국 외교가 스스로 굴욕을 자초하고 약점을 드러낼 뿐”이라며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잡던 과거에서 ‘편들기’로 바뀐 것은 미국에 판돈을 거는 급진적인 도박꾼 심리이자 매우 비이성적”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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